풍경을 읽고 삶을 품다.

천연기념물 제431호의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사람의 뇌는 생각보다 명확하지 않고 오히려 모호하게 세상을 인지한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피부로 느끼는 것들은 우리의 뇌로 가서 그것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속삭이듯이 말해준다. 그 속삭임을 어떻게 인지하는지는 사람에 따라서 모두 다르다. 바꾸어서 생각해보자. 눈으로 듣고, 귀로 보고, 피부로 읽는다면 어떨까. 예상치 못한 그런 표현일까. 우리는 어떤 때는 눈으로 보았지만 귀로 들은 것처럼 생각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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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많은 존재들이 더불어서 살아간다. 오랜 시간에 걸쳐서 만들어진 것들도 있고 최근에 만들어진 것도 있지만 오랜 시간에 만들어진 것은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다.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생태공간이다. 이곳은 태안의 신두리 사구로 제주도는 아니지만 제주도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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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돌아다녔지만 이렇게 크게 형성된 해안사구는 본 적이 없다. 탁 트인 공간에 만들어진 해안사구는 바람에 날려온 모래가 해안에 쌓여 만들어진 모래언덕으로 단순히 규모가 큰 것을 넘어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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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걸어보면서 신두리 해안사구의 아름다움에 빠져본다. 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파도를 막아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주거지와 경작지를 보호해줄 뿐만 아니라 바닷물이 육지로 스며들어 식수원을 오염시키는 것을 막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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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거세게 불어와서 몸에 부딪친다. 초종용군락지, 고라니동산, 곰솔생태숲, 작은별똥재, 억새골, 해당화동산, 염랑게달랑게, 순비기언덕등으로 명명된 산책로가 있다. 어떤 길로 가든지 간에 연결되어 있다. A코스는 30분, B코스는 60분, C코스는 120분으로 면적은 무려 100.5ha에 이르며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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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사막처럼 보이지만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다. 다양한 생물종이 존재하는 곳이라서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사구의 안으로는 들어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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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제주도에 온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키게 만든다. 저벅저벅 걷다 보면 태안의 바다의 아름다운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비가 오기 직전이라서 그런지 하늘을 찌푸렸지만 그것마저도 이곳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준다. 서해안의 해안사구는 먼바다에서 밀려오는 큰 파랑과 더불어 겨울철 강한 북서풍을 직접 받아들이는 충청남도의 태안반도와 안면도 등에 잘 발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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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중에서도 갯벌이 포함되어 있는 조간대는 핵심 지역이다. 수많은 생명활동이 일어나고 잉태되는 곳으로써 바다 생태계의 어머니라 볼 수 있다. 조간대는 밀물 때는 물에 잠겼다가 썰물 때는 물이 빠지는 지역을 의미하는데 해안사구와 같은 모래 해변은 파도뿐만 아니라 바람의 영향도 크게 받게 된다. 그래서 모래 해변은 쉼 없이 변화하는 생태가 살아 있는 역동적인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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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신두리 해안사구는 모래가 중요한 가치다. 바닷물이 잠기는 모래 해변 부분이 사빈이고 사빈의 모래가 바람에 날려 육지 쪽에 쌓인 곳을 사구라고 부른다. 사빈은 주로 해수욕장으로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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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는 암석보다 파도 에너지를 감싸서 상쇄하는 기능이 더 크기 때문에 암석해안보다 해안사구가 있는 곳이 바다로부터 육지를 보호해주는 완충 역할이 있다고 한다. 해변의 모래를 저장하였다가 다시 이를 해변으로 돌려주면서 모래 해변을 지속하게 만드는 송송 솟아오르는 물과 같은 역할을 해안사구가 하고 있는 것이다.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풍경을 보면서 읽어보면서 삶을 품듯이 아래에 있을 생명들을 연상해본다. 누군가에게 샘물 같은 존재가 된다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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