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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미래

태안 연포해수욕장에서의 평온한 주말

우리 안에는 하나의 주역이 모든 감정을 통제하고 있을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하나의 몸을 움직이는 머릿속에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 두뇌 활동을 책임지는 작은 인간들이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뇌 하나로 모든 것을 환원할 수 있다는 인상은 이전까지의 뇌과학의 관점이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작은 인간들이 머리에서 무엇을 하는지 명확하게 모른다. 그들이 어떻게 인지하고 생각하고 느끼는지 안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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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으로 등록이 된 해수욕장은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백사장의 길이나 양질의 모래가 얼마나 있는지 등을 모두 평가하여 공식적인 해수욕장으로 인정을 받지만 그렇게 인정받을만한 해수욕장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렇지만 태안에는 공식적인 해수욕장들이 적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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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태양빛이 맑은 하늘빛을 만든 곳에서 파란색의 음료와 잘 어울리는 곳이다. 파란색의 음료는 각자가 생각하는 것에 맡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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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는 대기를 움직이는 커다란 힘이 감추어져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모두 바다의 힘에 영향을 받는다. 수온의 비정상적인 상승 등 한 번 바다에 이변이 생기면 세계 각지에 기상 이변이 일어난다. 바다가 기상을 좌우하는 이유는 바닷물의 열에너지, 해수면의 수온과 바다의 관계, 바다와 태풍·계절풍·사막의 관계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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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를 이야기하기에는 태안 연포해수욕장의 날이 너무 좋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소나무 밑에서 음료를 한잔 마시면서 아무 생각 없이 누어보고 싶다. 바다의 존재는 지구 최대의 특징이다. 지구가 우주에서 더욱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바로 바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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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수욕장의 백사장은 무척 단단하다. 전국의 수많은 해수욕장을 필자만큼 가본 사람이 있을까. 이 해수욕장은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의 해수욕장이다. 서해안이지만 서해안 같지 않고 백사장은 드 넓고 공간에도 여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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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라일리의 정서 상태는 늘 어떠한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미네소타에서의 행복한 기억들은 마치 이곳에서 보는 슬픔이의 푸른 빛깔들로 물들어간다. 감정은 하나가 아니라 복합적이며 세상이나 타인과의 관계를 배제한 채 이해할 수 없다. 이곳 풍광에는 모든 것의 조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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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과 파도, 해류는 모두 바닷물의 운동이다. 만약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로 이걸 만든다면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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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바다가 움직인 모습은 다음번에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감정이 없다면 우리는 세상과의 관계를 맺을 수도 없고 자신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해할 수 없다. 살아 있는 현재에 시간성을 체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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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수욕장에는 적지 않은 숙박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다. 8월의 마지막 주말은 아니지만 늦게 찾아와서 휴가다운 휴가를 보내려고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바다는 바다대로 할 일인 파도로 말하고 필자는 필자대로 책과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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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을 걸어보고 다시 송림 속으로 들어가 본다.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곳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곳이다. 생각한 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대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차원에서 살아간다. 과거의 좋은 기억들도 있지만 점점 줄어들 갈 뿐이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바다라는 공간이 필자를 뚫고 지나가며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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