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설쓰기

The 다이브

삶의 변주곡

"다음 주제를 살펴보죠.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메타 휴먼 월드 익스트림 버전에서 사망사고가 있었다는데 어떤 건가요."

뉴스 진행자로 보이는 사람이 게스트에서 질문을 하고 있었다.

"예 바로 어제 사고가 있었는데요. 도심에 운영되고 있는 캡슐하우스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캡슐하우스가 어떤 곳인가요?"

"가상이지만 실제 세계에서 느끼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공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인가요."

"예 지난달 기준으로 메타 휴먼 월드의 전 세계 사용자수는 2억 명에 이르는데요. 그중에서 캡슐하우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는 20여 개국에 이르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이용을 해보지 못했는데요. 캡슐하우스 서비스가 완전히 실제와 거의 유사하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저도 자주는 이용해 보지 못했지만 익스트림 버전은 실제 자신이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해 주어서 저처럼 위험한 스포츠를 도전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사망사고에 대해 운영사에서는 어떤 대답을 내놓고 있나요."

"최대한 안전한 상황에서 운영이 되고 있지만 기저질환이라던가 자신의 몸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이용을 자제할 것으로 권하고 있으며 관련 사건에 대해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군요. 요즘에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거의 없어져가는 것 같습니다. 강경석 평론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예 감사합니다.


하루 전


남자는 홀로 캡슐하우스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메타 휴먼 월드는 10년 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가상 서비스 업체로 불과 10년 만에 시가총액이 200조에 이르는 회사로 성장했다. 4년 전에 내놓는 구독 서비스의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년 전에는 전국에 캡슐하우스를 오픈하면서 기록적인 매출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었다. 가상세계를 현실세계와 동기화를 하기 위해 미국 FDA에 승인이 되어 있는 피부로 흡수가 가능한 촉진제를 사용한 것이 더욱더 큰 인기를 누리게 만들었다.


캡슐하우스로 들어간 남자는 자신의 폰과 동기화가 되어 예약이 된 자신의 룸 번호를 찾았다. 남자는 캡슐하우스로 들어가서 준비되어 있는 기기를 귀에 걸고 약지에 무언가를 끼웠다. 준비가 끝나자 캡슐하우스는 닫히면서 완전히 암흑 상태로 변했다. 그가 앉은 의자는 거의 완전히 무중력 상태의 누운 자세로 만들어주었다.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 남자는 접속을 시작했다. 메타 휴먼 월드의 캡슐하우스는 막대한 데이터를 이용하는 가상 접속 모듈이었다.


익스트림 버전에서 자신이 구매한 서비스는 The 다이브로 접속을 시작했다. 남자는 수영을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었지만 그 세계에서는 나름 알려진 다이빙 선수로 알려져 있었다. 동시접속자가 10만 명에 이르기도 하는 이 서비스에서는 잘 알려진 선수의 경우 기업의 광고 후원을 받기도 했다. 메타 휴먼 월드가 어떻게 만든 것인지 모르지만 가상세계에서도 사람의 심리상태와 심장의 박동 상태를 동기화시켰다. 특히 작동성 뉴런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으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는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위성서비스를 이용한 네트워크로 인해 기존까지 제공하지 못했던 막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거의 완벽한 현실세계가 창조되는 공간이었다.


"안녕하세요."

접속한 사람들에게 간단히 인사를 했다. 어떤 이는 가볍게 목례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손을 흔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선 다이빙장으로 접속을 했다. 실제 이곳에서 연습을 해서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은 실제로 현실에서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들의 얼굴과 몸의 동작에 대한 매핑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때론 현실과 혼동할 때가 있었다.

"연습을 시작할까요."

강사가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는지 입을 열었다. 강사의 구호에 맞춰서 사람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물론 이곳에 오지 않고 바로 바다나 계곡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연습 없이 자신이 원하는 입수 자세를 만들 수는 없었다. 경험치를 쌓는 것은 현실과 다를 바가 없어서 레벨업을 하는 것은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적당한 땀이 흐를 정도로 운동을 하고 입수를 시작했다.

"어때요? 내년에 이글스 다이브 참가할 거예요?"

벌써 6개월 정도 같이 운동하면서 친해진 동생이 물었다.

"도전해보고 싶은데요. 그러려면 익스트림 버전 The 라이브에서 연습을 해야 되니까요."

"그렇긴 해요. 이 버전에서 접속한 것은 인정하지 않으니까요. 실제 몸에 줄을 달고 연습하는 익스트림 버전에서 연습을 하고 그 영상을 보내야 하니까요."

"아무튼 조만간 거기에서 연습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어차피 팀으로 하는 거니까요. 회원 중에서 모집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플랫폼에 올라가서 물속에 입수하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그들이 떨어지면서 튀는 물은 마치 실제로 묻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10미터 다이빙대까지 올라가서 해보니 이날은 유독 컨디션이 좋은 것 같았다. 익스트림 버전이 좋은 것이 실제 가지 않아도 전 세계에 다이브 하기 좋은 곳들을 가서 다이브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연습을 시작한 자세로 입수하면서 짜릿한 쾌감을 맛보았다. 회전도 많이 들어가고 입수도 만족할만한 정도였다. 남자는 자신감이 붙었다.


아무런 장비가 없이 다이브 할 수 없는 높이에서도 실제로 뛰어내리는 것처럼 도전해보는 사람들도 적지가 않았다. 인기 다이버들은 많은 사람들이 접속해서 지켜보기 때문에 광고비까지 챙길 수 있었다. 남자도 메타 휴먼 월드에서 유명세를 타기를 바랐다. 그런데 경험치가 생각보다 빠르게 성장하지는 않았다. 구독 서비스를 추가하면 조금 더 많은 경험을 해볼 수 있었지만 MMORPG처럼 돈을 쓴다고 해서 캐릭터가 쉽게 성장하지는 않았다. 그만큼의 노력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현실세계와 동기화를 지향했다.


남자는 지중해의 바다를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계곡의 위에 섰다. 이곳까지 여행을 하지 않아도 가본 사람들이 계곡의 이곳저곳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40미터가 넘는 높이에서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계곡의 위에 서자 심장박동이 생각보다 빨라지기 시작했다. 분비되기 시작하는 아드레날린은 생각 외로 가슴 근육의 큰 통증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떨어지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눈앞에 보였다. 그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바퀴를 돌고 다이브 자세로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계곡에서 점프를 하는 순간 온 세계가 갑자기 깜깜해졌다. 평균 심장박동수를 넘어선 남자의 심장은 그 상태에서 멈추어버렸다.


The 다이브 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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