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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심리학

블루라인파크 미포의 풍경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때론 너무 열심히 살뻔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열심히라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말이다. 하는 일이 매번 전혀 다른 사람을 단 번에 설득해야 될 때가 무척 많다. 아주 유명한 연예인이나 누구나 보아도 알만한 사람이 아니라면 신뢰감을 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거절하려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나이가 들수록 중용 23장 같은 삶을 산다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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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간만에 부산을 찾았다. 이곳에는 카메라도 상당히 많고 다른 도시와는 조금 다른 교통신호가 있어서 헷갈리던가 과태료 내기 딱 좋다. 국가에 돈 좀 내보고 싶다면 외지에서 이곳으로 차를 끌고 와서 하루 종일 최선을 다해 끌고 다니면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룰 수 있을 듯하다. 생각 없이 운전하다 보면 친절한 우편물과 함께 국가에 돈을 헌납하게 된다. 즉 오래간만에 무지 스트레스를 받으며 운전했다는 이야기다. 돈을 내야 하는 도로는 어찌나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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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블루라인 파크라고 명명한 것은 철도가 지나가는 구간이 모두 바다와 면해 있기 때문이다. 블루라인 파크는 2013년에 폐선되었던 해운대 미포 ~ 청사포 ~ 송정에 이르는 4.8km 구간의 (구) 동해 남부선 철도시설 공원화 및 관광편의 시설을 조성해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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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공원화되어서 주말이 되면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동해남부선의 옛 철길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포항 ~ 부산 구간이 개통되어 일제의 자원 수탈 및 일본인들의 해운대 관광을 위해 건설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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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기차가 지나가고 위에는 스카이 캡슐이 지나간다. 해방 이후에도 포항 경주-울산-부산을 잇는 서민 교통수단으로, 단선 선로로 오랫동안 동해남부선 본선 구간으로 사용되었다. 수요가 있는 구간은 2013년 12월 2일에 장산 내 터널을 통과하는 새 선로로 이설 되었다. 그렇지만 바다를 보는 철길을 그대로 포기하는 것은 자원의 낭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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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잠깐 앉아서 앞서 말한 중용 23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본다. 옛날의 책이지만 모든 진리가 있다. 왜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알려주는 구결이 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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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대충 하는 것이 아니라 정성스럽게 쌓아 가다 보면 결국 사람의 얼굴에 드러나게 되고 그것을 다른 사람이 알게 된다. 그렇다 보면 그 운이 자신에게 오고 결국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그 아주 사소한 진리를 사람들은 잊고 산다. 아무튼 이 기차에 타면 바다를 보며 갈 수 있게 좌석이 2열로 되어 있다. 뒤에 산이나 도시가 있지만 굳이 그걸 보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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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나 더울 때 냉방시설이 없는 탈 것은 되도록이면 안 타려고 한다. 이 기차는 너무나 쾌적하다. 다행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오래된 이 구간을 부산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데 일조를 했다. 블루라인 파크의 정거장은 미포 블루라인 광장에서 미포 정거장, 달맞이 터널, 청사포 정거장, 다릿돌 전망대, 구덕포, 송정 정거장을 왕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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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것에 심리가 있다면 무엇일까. 풍경이 바뀌는 것과 중간중간에 다른 경험치를 주는 것이 아닐까. 여행은 당신의 인생을 바꿔줄 만족과 소소한 행복을 만드는 행동 심리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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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별개로 국토교통부는 태화강∼북울산(송정) 광역철도 사업의 기본계획을 고시하였다. 태화강∼북울산(송정) 광역철도 사업은 태화강역부터 북울산역까지 9.69km 구간을 전동차가 운행할 수 있도록 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여행과 실질적인 이동을 연계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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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와 철도공단에서는 철도 고속화 및 전철화 사업의 진행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기존 노선의 폐선로 등 유휴부지를 보다 가치 있게 재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2020년에 옛 동해남부선 구간에 ‘해변열차 및 스카이 캡슐’(부산시 해운대구) 사업을 지원, 추진하였으며 영동선에는 ‘관광용 스위치백 트레인’(강원도 삼척시), 경춘선에는 ‘레일 바이크 및 김유정역 문학공간’(강원도 춘천시) 등을 조성·운영을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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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역마다 내려서 부산만의 매력을 만나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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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곳을 지나가는 열차는 빠르지 않다. 휙휙 지나가서 풍경을 감상할 여유마저 빼앗아가지 않는다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노레일처럼 퍽퍽한 고구마를 먹는 것처럼 느리게 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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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있으니 드디어 귀향열차가 왔다. 귀향? 고향으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쉬려고 가는 것이니 귀휴 열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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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라인 파크가 시작되는 미포는 해운대 동북쪽에 자리 잡은 와우산에서 비롯이 되었다. 장산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소가 누워 있는 듯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산의 형제봉(쌍봉, 대봉과 소봉)이 소의 양쪽 귀(뿔)에 해당되고, 소의 꼬리 부분에 해당되는 지역의 갯가라고 하여 미포라고 붙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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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심리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한 사람은 없겠지만 자신도 모르는 스트레스를 수반하는 다른 풍경으로의 여행이지 않을까. 부산에 안 가본 동안 참 많은 풍경이 바뀌어 있었다. 춥지 않은지 바다에서 수영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비가 내리고 음악은 흐르지 않았지만 뭐 그런대로 바다는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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