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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4. 2022

코스모스

구미 동락공원에 찾아오는 손님 가을

세상에 분명한 것은 앎에는 한계가 있지만 무지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이다. 무지라는 작은 섬에 살고 있는 인간은 다른 생물보다 많은 것을 누리면서 살고 있다. 그렇기에 세대가 지나갈수록 그 섬을 더 늘려가야 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기도 하다. 매년 가을이 되면 보는 코스모스지만 새롭고 아름답고 나풀나풀 거리는 모습에 다른 감성을 느끼기도 한다. 구미시의 대표적인 공원인 동락공원에도 가을이라는 손님이 어느새 찾아와 있었다. 

구미시에는 동락의 신나루뿐만이 아니라 무려 22개의 나루터가 있었던 곳이다. 동락이라는 이름은 구미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하다. 구미 동락 신나루는 잊혀가는 나루 문화를 기억하기 위해 2015년 4월 동락공원 일대에 신나루 문화벨트 사업을 완료하고 데크길 조성 등을 통해 강변관광문화로 자리 잡도록 만들어 두었다고 한다. 

예로부터 구미의 3대 나루터는 강정나루, 강창나루, 비산나루가 3대 나루터로 알려져 있지만 동락은 애챡이 가는 지명이기에 구미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낙동강을 따라 구미대교아래 임수동에서 칠곡군 석적면 중리까지 102천 평의 면적에 수변형 도시공원이다.  

해가 저물어가면서 구미시를 가로지르면서 흘러가는 낙동강변의 노을이 아름답게 강의 색채를 만들고 있었다.  이제 구미의 동락공원으로 가볼 시간이다.  

9.3㎢가 넘는 산책로와 49,213평의 넓은 잔디밭, 각종 체육시설 및 편의시설이 갖춰져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구미 동락공원은 정말 많은 색깔이 있다. 민속정원과 국궁장, 로울러스케이트장,야구장, 축구장, 농구장, 배구장, 족구장, 게이트볼장, 배드민턴장 등뿐만이 아니라 전쟁의 기록들을 조형물로 만들어 두었다. 

구미 출신 독립운동가로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한인 청년들을 규합해 군사훈련을 지도했으며 중국 베이징에서 폭탄 제조법을 배우고 국내로 돌아와 1927년 영천에서 폭탄을 제조해 포장된 폭탄 상자를 배달시켜 조선은행 대구지점을 폭파했던 장진홍 의사 추모제가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밤에도 이곳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적지가 않다. 길게 이어진 공원의 길이 시원한 때다. 이렇게 좋은 때가 오래가면 좋겠지만 금방 추운 계절이 찾아올 듯하다.  


시간은 주체성의 핵심 요소이자 우리 내면적 존재의 실체다. 걸어가는 이 시간에도 심자이 뛰는 순간마다 선택의 여지없이 나아가는 동안 과거에 대한 회상을 하며 불안이 우리 자신보다 앞서서 미래로 달려가기도 한다. 밤이라는 시간은 많은 것을 보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구미시의 동락공원에도 밤이 찾아왔다. 행성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푸늘 질소의 하늘이 있고 동락공원의 옆으로 흐르는 낙동강과 부드러운 가을이 찾아온 공간에 온 것을 환영한다. 우주적 관점에서 볼 때에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행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면 조금은 더 가치 있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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