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잘하는 건 삶을 채색하는 것이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나갔다. 차량 액션씬의 획을 그으면서 등장했던 영화 시리즈 분노의 질주가 개봉한 것이 벌써 20년이 넘었다. 2001년에 개봉한 영화 분노의 질주는 마치 과거의 나를 돌아보게 하는 느낌이다. 그때는 노안도 없고 좋았는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소형차로 드라마틱하게 수동기어를 바꾸면서 운전을 했던 나름의 다이내믹했던 드라이버였다. 이 영화가 좋은 것은 지금 봐도 젊음을 상징하면서도 그때에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폴 워커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작품이 분노의 질주다. 폴 워커가 세상을 떠난 것도 벌써 10년이 다되어간다. 20대에 분노의 질주를 찍으면서 등장했는데 40이라는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스트리트 레이스를 펼치던 그때는 그렇게 스케일이 크지 않았다. 지금의 분노의 질주는 무슨 군대의 범주를 넘어설 정도라서 현실감은 떨어진다.
스토리는 매우 단순했다. 그렇지만 차 하나로 다이내믹함과 적당한 긴장감, 우정, 사랑이 들어가 있어서 풋풋함이 있는 영화였다. 신기한 것이 국가마다 가족과 친구에 대한 범위나 규정이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남미 사람들은 가족을 아주 신념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한국은 가족이 중요하기는 한데 무언가 애매한 것도 있다. 분노의 질주는 피가 섞이지 않는 이들이 끈끈함을 만든다는 데에 매력이 있다. 불가능해 보이는 작전도 이들의 우정으로 해결한다는 설정이다.
조다나 브루스터의 리즈시절이 바로 분노의 질주를 촬영할 때다. 1980년생이니 지인의 나이와 똑같다. 그 지인도 나이를 많이 먹었다. 그때는 좋았을 텐데 지금은... 오빠는 나이를 안 먹었나라고 반문할 것이 뻔하기는 하다. 아무튼 그녀의 연기 필모그래피는 분노의 질주와 함께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스트리트 경주는 매우 위험하다. 영화 '분노의 질주' 속편 10번째 작품인 '패스트 엑스(Fast X)가 지금 촬영 중에 있으니 빨리 개봉하게 되면 내년에는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 2001년이라는 시간이 먼 옛날이야기처럼 느껴질 때도 있을 것이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면 질주보다는 산을 찾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