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지도자는 생각하고 글을 쓸 수 있는 사람
역사 속에서 최종적으로 승리를 거 둔사람은 힘과 체격을 가지고 우월한 싸움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을 제어하고 생각하며 글을 쓰며 자신을 살필 수 있는 사람이 항상 승리를 거두었다. 이순신이라는 사람을 살펴보면 그는 무과에 급제했을대의 순위로도 보면 그렇게 무예에 출중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항상 글을 쓰고 돌아보며 생각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을 살핀다는 것은 남을 살필 수 있다는 의미다. 이기적인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그냥 우선시할 뿐이다. 이순신이 육지에서는 그렇게 속절없이 밀려가던 왜군의 힘을 어떻게 제지했을까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길과 삶을 기록했다. 그 기록에는 국가가 있었고 백성이 있었으며 글로 통해 자신을 돌아봄에 있었다.
한산이라는 영화는 이순신의 성장을 다룬 영화이기도 하다. 육지에서 근무했던 이순신은 초급장교의 생활을 한 그냥 평범한 무인에 불과했지만 바다에 오면서는 그는 물고기가 고기를 만난 듯 바뀌기 시작했다. 위기는 위대한 사람을 만들기도 한다. 사람은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진가가 드러나는 법이다. 모든 것에는 명분이 있으면 사람이 버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다. 우리는 사람의 결과만을 보고 판단하지만 정작 봐야 할 것은 그 과정이다. 과정을 안 본다면 영원히 그 결과로 가는 길을 알 수가 없다.
한산은 이순신이 삼도수군통제사로서의 힘을 가지기 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자신이 명령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통제사들을 설득해야 가능한 전투를 준비하고 있던 것이다. 그들을 설득하고 부하들과 함께하는 이순신의 모습은 통솔하는 모습보다는 함께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함께할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할 때 공감이 가는 것이다. 이순신은 그런 길을 난중일기를 쓰면서 찾았던 것이 아닐까. 자신과의 대화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고 변화를 만드는지는 글을 쓰면서 느낄 수가 있다. 자신을 알아야 자신이 무얼 할 수 있는지 비로서 깨닫게 되는 것이다.
역사적인 전투를 펼쳤던 명량해전 5년 전에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은 조선의 운명을 갈랐다. 평화로운 것만을 생각한다면 공상적이고 치열한 것만 생각한다면 냉혹할 뿐이다. 오직 그 둘을 적당하게 조율할 수 있어야 삶의 균형이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