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Sep 07. 2022

직지 (直指)

청주 고인쇄박물관의 문화 야심을 자극하다.  

선사시대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사람에게 주어진 가장 강력한 힘은 글에서 나온다. 글은 활자로 표현이 되며 활자는 역사를 가지고 발전을 해왔다. 우리는 왜 기록을 살펴보고 그때의 삶을 살펴볼까. 역사 속에서 활자의 힘을 먼저 가졌던 민족은 문화와 더불어 국가의 힘을 키워왔다. 유럽, 동아시아 등은 모두 활자를 빨리 발전시킨 대륙이다. 상대적으로 활자가 늦게 출발한 국가들은 현재 저개발국가로 남아 있다.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중 쇠를 언급하지 않아도 활자 중에서 금속활자는 획기적인 기술이며 문화를 폭발적으로 증진시킨 것은 사실이다. 

추석에도 정상적으로 운영이 된다는 청주의 고인쇄박물관은 활자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직지 문화제 기간 동안 박물관 야간개관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직지 문화제는 9월 2일부터 7일까지로  청주 고인쇄박물관이 ‘뮤지엄 나이트’를 운영하는 것이다.  야간개관의 대상은 청주 고인쇄박물관·근현대 인쇄 전시관·금속활자 전수교육관으로 행사 기간 중 오후 9시까지 운영하게 된다. 

체험은 하루 총 4회(10:30/13:30/15:30/19:00) 무료로 진행하며, 회당 인원은 15명으로 제한하며 선착순 입장으로 추진이 되었다. 체험 프로그램은 근현대 인쇄 전시관에서 하며, 전시관 관람해설과 4종의 체험(머그컵 전사 체험, 납활자 체험, 레터프레스 체험, 시전지 체험)을 만나볼 수 있었다.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로 여러 경전과 법문에 실린 내용 가운데 좋은 구절만 뽑아 편집한 불교 서적으로 알려진 직지심체요절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이다. 안타깝게도 상권은 없고 하권 1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 문헌실에 보관돼 있다.

개인적으로는 박물관이나 전시관을 저녁에 만나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금속활자를 발명하면 많은 지식을 글로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직지가 탄생한 1377년보다 훨씬 앞선 시기에 고려는 이미 세계 최고의 인쇄문화를 꽃피운 문화강국이었다.  

남겨진 글이라는 것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활자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활자는 기술이지만 기술로 인해 만들어진 글은 예술이며 지식이며 마음이기도 하다. 

뮤지엄 나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전통 금속활자 제작과정은 글자새기기(木), 밀랍새기기, 조판하기, 능화판새기기, 주조(주물) 등으로 진행이 되었다. 


글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그걸 형상화하는 것은 읽는 사람의 몫이다. 어떤 것을 볼 수 있느냐에 따라 글은 주옥같은 보물이 될수도 있고 그냥 스쳐 지나서 떨어지는 낙엽이 될 수도 있다. 

전시공간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보여주고 싶은 문구들이 있다. 저마다 각기 다른 견해를 집착하는구나, 지혜는 바다보다 넓네, 모였다 흩어지는 것이 뜬구름과 다름없네,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충북 청주 고인쇄박물관이 추석 연휴인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과 지역민들의 편의를 위해 휴관 없이 정상 개관하는데 청주 고인쇄박물관, 근현대인쇄전시관,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의 바로 옆으로 올라오면 흥덕사지가 나온다. 9세기 통일신라 때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흥덕사의 옛터다. 이곳에서는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이하 직지를 간행한 곳이라고 한다. 미디엄 나이트로 만나볼 수 있었던 충북 청주고인쇄박물관이 2일부터 오는 11월6일까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 '박물관, 흥덕사지 위에 서다'가 열리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채로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