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Sep 08. 2022

한가위

서산 해미시장에 찾아온 추석이라는 손님 

사람이 같고 다름에 있어서 어떤 것으로 구분이 될까. 사람은 좋은 면도 있고 좋지 않은 면도 있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이 세상의 모든 것에 있다. 낙관적, 비관적이라는 단어는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까. 근거 없이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두 가지 성향의 사람의 공통점은 아무련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자는 무언가 한 것이 없지만 괜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후자는 어차피 해도 될 것도 없다는 식으로 일관한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들이 있다. 마침 추석이 시작될 때 절기 백로(白露)가 다가왔다. 처서와 추분 사이에 들며  우리나라에는 장마도 걷히고 중후와 말 후에는 쾌청한 날씨가 계속된다. 마침 태풍이 지나가고 하늘이 너무나 맑은 것이 추석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해미면의 작은 시장이면서 전통시장이기도 한 해미 전통시장에도 한가위가 왔다. 백로 무렵이면 고된 여름 농사를 다 짓고 추수까지 잠시 일손을 쉬는 때라서 과일이 풍성하고 날이 좋으니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작은 시장이라고 하더라도 추석이 온 것은 모두 다 알고 있다. 면의 서부에는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는 해미면은 다양한 곡식과 먹거리가 나오는 곳이다. 농부들의 삶은 낙관적이지도 않고 비관적이지도 않다. 세상의 변화에 따라 노력하면 얻어지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사는 삶이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10월에 열리는 해미읍성축제때에는 북적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듯하다. 조상 상에 바치는 제물은 햇곡으로 준비하여 먼저 조상에게 선보이며 1년 농사의 고마움을 조상에게 전하는 한가위는 오곡을 수확하는 시기이므로 명절 중에서 가장 풍성한 명절이라고 할 수 있다.

농경을 중시했던 우리 민족에게 수확의 계절에 맞는 추석은 풍요의 상징이었던 만큼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은 분위기는 이곳에서 느껴볼 수 있었다. 

해미면의 해미 전통시장을 찾아갔다가 집에 가는 길에 우연하게 하늘을 보니 보름달이 거의 다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보름달이 뜬다고 해서 늑대인간으로 변하지는 않겠지만 확실히 달이 무척이나 크게 느껴졌다.  

가장 맛있는 사과는 추석 전에 나오지는 않지만 배는 맛있게 익어서 나온다. 아삭아삭한 식감, 시원한 단 맛, 풍부한 과즙 때문에 차게 먹으면 달고 시원하니 좋다. 예전엔 사과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비싼 식품이었던 시절도 있었으나, 요즘엔 사과값이 워낙 올라 비슷한 가격대이다. 김치에 배가 들어가면 국물이 시원해진다. 특히 물김치에 넣으면 효과가 좋다.

작은 시장이지만 무언이 나와있나 살피면서 돌아본다. 추석이 지나면 여행이나 돌아다니기에 딱 좋은 시기가 찾아온다. 불과 한 달정도겠지만 그 이후에는 갑자기 추워지게 될 때가 온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대하도 지금은 전통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가을이 제철인 대하는 미네랄과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키토산 성분이 많아 체내의 노폐물과 불순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액순환에 매우 좋은 해산물이다. 

올해 추석은 기간이 짧아서 금방 지나가겠지만 코로나19로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았기에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을 것이라고 한다. 해미가 고향인 사람들도 있고 해미에 가족이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항상 바뀌려고 하는 것에는 변화가 뒤따른다. 올해의 추석은 작년의 추석과도 다르다.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지금의 추석을 의미한다. 좋은 때는 낙관적 혹은 비관적으로 생각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주도해서 변화하는 것에서 오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직지 (直指)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