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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0. 2022

생각의 전이

민초가 쌓은 600년 세계를 품은 700년의 서산 해미읍성축제

바로 직관하는 것보다 돌아서 볼 때 더 여운이 있는 것들이 있다. 깊이 있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쓰는 대표적인 방법이 은유적 상상력이다. 은유는 본래 하나의 사물을 다른 사물 너머로 이동시킨다라는 뜻의 희랍어에서 그 기원을 찾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이름의 전이로 설명하기도 했다. 한 대상이나 개념을 다른 대상이나 개념으로 바꾸어 표현하는 대표적인 글이 시다. 

서산에서 열리게 될 제19회 서산 해미읍성 축제의 마지막 회의에 참석을 하였다. 해미읍성축제가 어떻게 열리게 될지와 홍보영상 등에 대한 아이디어등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한가위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축제 준비를 하게 될 예정이다. 

이 사진은 코로나19 이전에 서산 해미읍성에서 열렸던 축제의 모습들이다.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었던 그때는 조금 더 자유롭게 대화를 하고 사람들과 어울렸던 기억이 난다. 

해미읍성이 자리한 해미가 중요 거점으로 자리하게 된 가까운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덕산에서 해미로 충청 병마도절제사 영이 이설 되고 이어 해미읍성은 1491년(성종 22)에 축조되어 서해안 방어를 맡으면서부터였다. 

지금은 서해안의 간척으로 인해 바다와는 거리가 멀어졌지만 조망권이 있는 살기 좋은 곳이었으며 매년 서산 해미읍성에서 열린 축제는 해미읍성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서 아늑하게 공간 구성이 되어 즐기기에 적합한 곳이었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지만 과거에 사용했던 물건에서 우리는 은유적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은유 스토리텔링의 의미 생산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참여하는 사람의 역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와 창의적 상상력이다. 

아이들은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놀이도 해보고 제한 없이 뛰놀 수 있는 시간이 항상 필요하다. 상상력의 본질은 인간성을 초월하는 능력이며, 이미지를 변형시키는 능력이기도 하다. 

좀 있으면 가을꽃이 피면서 가을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될 듯하다. 서산 해미읍성에도 다양한 가을꽃이 피어나는 곳들이 있다.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경험 스토리텔링이다. 

뉴 노멀 시대는 사람들 간의 거리는 유지하면서도 콘텐츠는 초연결을 시도해야 하는 시대라고 한다. 앞으로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 꼭 필요한 시대이며 스토리의 힘이 더 커지게 된다. 올해의 서산 해미읍성 축제에서는 어떤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을까. 

과거의 축제 현장에서 다시 현재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는 과거의 경험과 현재는 생각의 전이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날의 기억들은 남아 있고 앞으로 만들어진 기억들에 대한 기대도 하게 된다.  

베르그송으로부터 사르트르로 이어지는 시간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특징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인간의 자유를 긍정하는 데 있었다. 모든 것에는 주제가 부여되고 스토리가 입혀지기 시작하면 생각의 전이가 일어난다.  미래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미래를 기대할 수는 있다. 그것이 상상을 기반으로 한 생각의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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