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시스는 있지만 보고 싶지 않은 인간의 악성
이 영화는 보면서 쾌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척 불편한 느낌이 든다. 사람의 악성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산이 높으면 골이 자연스럽게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선함과 악함이 반대편에 있다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범죄도시 2의 이야기는 실제 사건을 가지고 영화하한 것이다. 동남아를 여행할 때 가장 조심해야 될 사람이 바로 한국사람이다. 외국에서 한국사람들이 터전을 접고 살기가 쉽지 않기에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는 범죄자들도 있다.
범죄도시 2에서 악함에 대해 균형을 이루는 것은 마석도뿐이 없다. 압도적인 강함을 가지고 범죄자를 제압해나가는 장면에서 쾌감을 느끼지만 그것이 그냥 시원하지만은 않다. 심각한 장면에서 유머를 날리는 마석도는 유일하게 안정감을 느끼게 하지만 몸을 지키기 위한 방법도 생각된다. 전편의 주 무대였던 금천서 뿐만 아니라 국경을 뛰어넘는 베트남 로케이션을 완성도 있게 구현하고자 치밀한 노력을 기했다고 한다. 해외 범죄에 관련된 철저한 자료 조사와 여러 번의 사전 답사를 거쳐서 촬영을 했다.
여행을 가는 것은 아직도 꺼림칙해서 뒤로 미루고 있지만 영화 속에서나마 만나볼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해본다. 악인 ‘강해상’의 악행이 벌어지는 장소이자 사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베트남 현지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겨 있기에 과거 가봤던 그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영화 속만큼 그렇게 비열한 세상이 아니라 재미있는 여행지가 베트남이다.
돈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이런 범죄는 어디서든 일어날 개연성이 있다. 우리는 범죄의 결과만을 보고 판단하지만 사회의 문제점을 보려고 하는 사람은 없다. 그것이 언론이든 정치인이 든 간에 말이다. 이 사회는 강해상 같은 사람은 키우는 자양분을 제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팍팍해지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생각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악성의 근원을 자각한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범죄인을 단죄하는 카타르시스보다 불편함이 앞선던 영화 모범 형사 2 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는 사회가 오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을 듯하다. 영화의 마지막부분에서 강해상이 돈이 필요하냐면서 말도 안되게 마석도에게 돈을 5:5로 나누자고 제안한다. 여기서 마석도는 "누가 5야?"라는 대사는 웃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