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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0. 2022

금강의 공주

웅진시대를 연 공주 백제의 이야기

국가도 그렇지만 모든 행사에는 의전이 상당히 중요하다. 형식적인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의전이 소홀하게 되면 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국가를 대표하는 경우 더욱더 신경을 써야 한다. 지금은 지나가버린 역사이지만 과거의 의전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문화제다. 문화제에서는 당시의 모습을 연출하고 상상해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추진된다. 

이제 곧 열리게 될 제68회 백제문화제의 준비가 한창인 공주를 찾아가 보았다. 한류 원조, 백제의 빛과 향이라는 주제로 열리게 되는 문화제는 공주의 금강신관공원이 주무대다. 

국가의 수도는 모두 강을 끼고 있게 된다. 한강을 끼고 존재했던 한성백제를 제외하고 웅진백제와 사비백제는 모두 금강이 중요한 젖줄이며 방어 역할도 해주었다. 인공적으로 만든 해자보다는 자연지형을 이용하는 것이 방어에 가장 용이하다. 

금강변에 남아 있는 공산성은 직접 가서 보아도 한나라의 수도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하나의 거점방어의 공간으로서의 역할은 할 수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게 될 도읍으로서의 공간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고구려에게 타격을 입었던 백제가 숨을 돌리기에는 적당한 곳이기도 하다. 

지금 간다면 대백제의 위상을 첨단 디지털 기술로 선보이는 미디어아트쇼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공주 공산성에서 화려하게 가을밤을 수놓는 빛의 향연을 만나볼 수 있다. 백제문화제 기간 공산성에 펼쳐져 전국적 관심을 받은 미디어아트가 오는 9월 17일부터 10월 16일까지 30일간 다시 한번 선보인다

주변국들의 침략에 맞서 당당히 해상항로를 개척한 백제인들의 기상을 모티브로 한 미디어 파사드가 공산성 금서루에서 저녁 7시 30분, 8시, 8시 30분 총 3차례 열린다. 공산성 안 성안마을에서는 국제성과 독창성으로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가교 역할을 한 백제의 아름다움을 총 6개의 미디어아트 콘텐츠로 풀어냈다. 

금강을 방어하고 혹은 지나갔던 그날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니 2차 세계대전 당시 됭케르크 철수 작전이 연상되었다. 비교적 성공적인 철수 작전이었으나 수많은 전쟁물자와 선박 등이 손상되면서 영국은 미국의 참전 없이 재정부담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됭케르크 전투에서 벨기에군과 영국 원정군, 프랑스군 등을 포함한 총 30만여 명 이상의 병사들을 구출할 목적으로 실행한 대규모 철수 작전으로 수많은 배가 동원되었다.  유명한 "됭케르크의 작은 배들"(Little Ships of Dunkirk)에는 여러 가지 화물선, 어선, 유람선 및 왕립 구명정협회의 구명정 등 민간선박을 긴급히 징발되었다. 

백제의 물결이 먼저 시작되어 10월에 이어지며 백제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접해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사용된 이 철교는 공주시민들에게는 감성으로 남아 있는 다리이기도 하다. 2006년 3월 2일 대한민국의 국가등록문화재 제232호로 지정된 금강철교는 1932년 일제강점기 하에서 충청남도 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할 때, 제공된 여러 건의 보상물 가운데 하나로 건립되었다. 

웅진백제시대에 금강은 많은 배들이 이렇게 도열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강 건너로 오가곤 했을 것이다. 공산성과 위쪽까지 이어진 강에는 적지 않은 나루터가 있었을 것이다. 2015년 7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백제의 후예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세계적인 역사문화 축제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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