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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2. 2022

정신의 균형

계룡산이 품은듯한 공주의 상하신리 마을

앞으로도 끊임없이 사건사고가 터질 테고 어떤 제도도 안전하게 만들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뉴스에서는 방송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범죄자를 죽일 사람으로 만들고 그랬더러만~이라는 말을 의미 없이 사용한다. 물론 지나고 보면 그랬더라면 좋겠지만 과연 그럴까. 그런 식이라면 필자는 벌써 억만장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사람에게 가학성의 원천은 수없이 많다. 분명 우리 마음에는 남을 해하는 데 대한 안전장치가 갖춰저 있을 것이다. 그것이 고장 나게 되면 가학성이 분출하는 것이다. 사람의 한 길 마음속을 안다는 것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이다. 

마음속의 고요를 얻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정보나 소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좋다. 주변에 가끔씩은 돌아볼 수 있는 마을과 같은 곳을 리스트로 만들어두는 것도 좋다. 자극적인 것이 아닌 것에 아무것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다. 가족 중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다. 고요함 속에서 남다른 만족감이 있다는 것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고 보지도 못한다. 

구룡사라고 하면 보통 원주 치악산 구룡사를 많이들 알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사라져 버린 계룡산의 사찰 중 구룡사도 있다. 지금은 당간지주만 남아서 이곳에 구룡사라는 사찰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것은 삶의 한 형태로 드러나게  된다. 이 당간지주는 고려 초기인 900년대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사찰 앞에 설치했던 건축물로서 그 주변지역이 신성한 영역임을 표시하는 역할을 했던 것이 당간지주(幢竿支柱)다. 돌로 만드는 것이 보통이지만 철·금동·나무로도 만들기도 하는데 간구는 반드시 안쪽 상단에 있으며 그 아래의 간공은 구멍수가 일정하지 않다.

가학성의 억제 장치가 평생 고장 난 상태인 사이코패스를 제외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가학성을 제어하기 위한 제어장치가 약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대화를 하면서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전혀 공감을 하지 못하는 대화를 상대방과 하다가 핀트가 어긋나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될 때 가학성을 제어하는 제어장치가 고장 날 때가 많다. 특히 상대에 대한 감정 이입이 되지 않으며 피해자를 비인간화해버린다. 감정 이입과 더불어서 자신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을 일치시키는 공감이나 연민이 없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피해자이지만 가해자들에게는 오히려 그들은 가해자라고 판단해버린다. 

상하 산리의 마을은 돌탑 마을이다. 이렇게 계룡산의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마을과 같은 공동체에는 다른 지역보다 공감하는 삶의 공동체 모습을 볼 수 있다. 현대 사람들은 집이 사는 곳이 아니라 교환의 의미가 큰 재화로서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높다. 상하신리는 상신리와 하신리가 합쳐져서 부르는 말이지만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윗마을, 아랫마을 사람들이라고 구분하고 있다.

상하신리와 같이 자연취락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금줄이 장승에 묶여있고 그 위로 솟대가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당집에 쳐두었던 금줄도 신성 구역과 일상 구역을 구분하고 갑신의 침입을 막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평온하고 고즈넉한 마을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때론 미디어나 뉴스를 보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싶다.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돌담길을 걷다가 문득 담안으로 장미꽃이 보였다. 잘 키워진 장미꽃과 달리 붉은색과 분홍색의 그러데이션이 딱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새벽의 여신 에오스는 밤의 장막을 걷어내며 사람들이 사는 세상의 길가에 장미꽃잎을 뿌리기 때문에 장밋빛 손가락이라는 별명이 붙어져 있다. 

모든 문제는 제도와 억압만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사회의 문화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포식적 폭력은 그저 목적을 추구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인간이 추구하는 목적의 개수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형벌의 양을 올렸다고 해서 그것이 제어되지는 않는다. 해설이 있는 마을 탐방은 그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마을을 설명하고 이 지역의 역사적 배경 및 가치를 전달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곳에도 불교문화와 건축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으로 새로운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이 되기에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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