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Sep 21. 2022

현재를 사는 법

가을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장태산 자연휴양림

학교에서는 현재를 사는 법을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출간된 책들 중 현재를 살라고 권하는 내용은 적지가 않지만 여전히 현재를 사는 것에 대해 낯선 사람들이 많다. 현재를 살지 못한다는 것은 과거에 갇혀 있거나 미래를 소비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영화 아저씨에서처럼 난 오늘만 산다는 원빈처럼 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늘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야 한다. 

가을이 오는 지표로 메타쉐콰이어 나무만 한 것이 없다. 단풍이 지기 전에 색감이 가장 먼저 변하는 것을 보여준다. 가을이 오는 지표를 보기 위해 장태산 자연휴양림을 찾아가 보았더니 가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나무가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장태산 일대는 대둔산에 뿌리를 둔 산줄기가 장엄하고 아름답게 뻗친 곳에 마을이 생겨서 장안동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전해지기도 하는 곳이다. 금산으로 갈 수 있는 길목이 만들어져 있다. 안평 지맥이 통과하는 떡갈봉을 장태산의 최고봉으로 보고 있다. 

1973년부터 지금의 모습을 만들기 시작하며 20만 평에 이르는 장태산 일대에 낙엽송, 잣, 오동나무, 메타세쿼이아 등 하나둘 심은 나무들이 20여 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13만 4000그루로 번성해 군락을 이룬 지금의 휴양림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 나무는 휴양림 내 가장 큰 나무라고 한다. 나무의 높이는 40여 미터로 1970년 초반에 심어둔 나무다. 이곳은 산행보다 산책이 어울리는 곳이다. 사람들은 인생에서 높은 곳으로만 올라가려고 하고 내려가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느낌으로 받아들인다. 올라가면서 많은 것을 곳곳에 갈 곳을 많이 보아두었다면 내려가는 길은 그냥 시선이 달라지는 소풍길이 될 수 있다. 

숲 체험 스카이웨이는 메타세쿼이아 숲 사이사이로 이어지는 높이 12m, 길이 116m의 하늘 길로, 숲의 중층 생태를 눈높이에서 체험해 보는 이색적인 숲 체험 코스로 알려져 있다. 

가을이 깊이가 더 깊어지고 있다. 깊어지는 가을 속으로 들어가는 데크길을 통해 걷다 보면 가을의 마법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을 같은 계절의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치료하기 위해서는 햇빛을 충분히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평소보다 야외 활동을 늘리거나 걷기, 조깅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산소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현재를 사는 것은 현재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집중하면 도움이 된다. 

가을에 장태산 자연휴양림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배려하기 때문인지 주말이 아닌데도 분수를 틀어두었다. 계곡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는 곳이어서 물소리가 그렇게 크지는 않은 곳이지만 물소리가 들린다.  

장태산 휴양림 산길의 시작점이기도 한 장태산을 오르는 길은 편안하고 가을답게 고즈넉하다. 주말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오가지만 평일엔 한가로이 숲길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걷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면 두두둑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메타쉐콰이어의 나무 사이로 타고 온 바람이 청량감을 더해준다. 이날은 가을 현재의 특이점을 만들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세심한 감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