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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5. 2022

인연 (因緣)

강진의 음식의 맛과 오정해 씨와의 기억

인과 연은 떨어져 있기도 하지만 붙어 있을 때 그 의미가 더 크다. 그래서 인연이 있다는 말은 남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살아오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과의 인연이 있었고 그들의 속내를 뻔히 보기도 했었다. 그중에 사람의 본질이 바른 사람들도 만나보았다. 개인적으로 연예인중에 오정해 씨는 참 바른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가정사는 잘 모르겠지만 말의 패턴과 태도에서 진심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는 그 사람의 본모습을 드러낸다. 아무리 다른 언어를 사용해서 자신을 포장하려고 해도 그 말의 패턴은 바꾸기란 불가능하다. 그 사람이 비굴한지 속이 보이는지 간사한지는 사용하는 말을 유심히 들어보면 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의 모습을 보고 말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본질이 보일 때가 많다.

어떤 지역을 가면 그곳에 인연을 맺을 때가 있다. 인연이라는 것은 그 순간에 이어지기도 하고 잠시 끊어지기도 한다. 오정해 씨와 많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묻다 보니 조금은 친숙한 인연이 생겼다. 그 후에도 몇번은 보았는데 나중에도 볼 인연은 있겠지란 생각을 해본다.  

강진이라는 지역은 맛있는 먹거리로 유명한 지역이다. 전라남도의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어서 그곳까지는 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가면 있는 힘(?)을 다해 잘 먹고 잘 돌아보려고 하는 편이다.  이곳은 강진을 대표하는 한정식집이기도 하다. 아마도 상차림을 보면 이 음식점이 어느 음식점인지 아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한정식(韓定食)은 한식 정찬으로 한국전쟁 이후 식재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식을 내세운 음식점이 늘었는데 조선시대에 일반 백성들은 쉽게 먹지 못하는 음식이기도 했다.

한정식이 좋은 이유는 고기와 해산물, 야채가 골고루 들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가을 어느 평일 혹은 주말의 오후, 온도가 내려간 강진읍의 골목에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청자를 사도 좋고 전통 공예 장신구를 고르고, 때론 간식을 먹으며, 사진도 찍고 이야기꽃을 피워볼 수 있는 시간이다.  

잡채는 한정식집이라면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음식이기도 하다. 영조시대에 만들어져서 탕평채라고도 부르기도 했던 음식을 연상시키는 잡채는 지금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가 상생하는 것이 아니라 한쪽을 낮추면 자신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잡채는 여러 가지 채소와 고기에 양념이 섞여 맛이 좋은 음식이므로 잔치 때에는 빠지지 않는 요리이다.

떡갈비는 사람들이 주로 먹는 햄버거와 비슷한 재료라고 볼 수 있다. 솔직히 어떤 부위가 들어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 자체로는 달달함과 듬직함이 함께 공존하는 음식이다. 떡갈비는 한국 궁중 요리에서 쇠고기 요리였는데 고기를 반죽하고 성형하는 과정은 떡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보통은 경기도나 전라남도의 지역의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제대로 된 한정식을 생각할 때 전복을 빼놓을 수가 없다. 지금이야 대중적이지만 20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전복은 굳은 결심(?)을 하고 지갑을 열어야 먹을 수 있는 해산물이기도 했다.  삼국지에서 조조가 특히 전복을 좋아했다고 하는 전복은 해녀들이 바닷속으로 직접 잠수해 물속 바위에 단단히 붙은 전복을 채취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도성까지 전복을 운반하는 것도 쉽지 않았던 해산물이었다.  

우리는 지금도 인연을 맺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과의 인연이다. 다른 사람의 교류도 필요하지만 자기 자신과의 인연을 제대로 맺지 않는다면 우리는 삶을 풍요롭게 사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인연의 개념에서 모든 존재는 인연에 의해 생겼다가 인연에 의해 사라진다고 볼 수 있다. 길지 않은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모른다면 결국 그렇게 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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