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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8. 2022

자연에 대한 공감

홍성의 마을을 정겹게 그려낸 천수 마을

예술이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요. 정해진 것은 없지만 무언가 격식을 가지고 보아야 무언가 보일 것 같다. 가장 자연스러운 작품 중에 조경이 있다. 조경은 최대한 자연과 닮게 만들어두려고 하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단어처럼 함께하면서 조화로울 때 모두에게 편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에서 공감을 만들려고 한다. 빠른 발전 속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가치를 찾는 것에 대한 고민이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홍성의 바다를 찾아가는 길목에 자리한 천수 마을이라는 이정표가 눈길을 끌었다. 마을 같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몇 가구의 전원주택이 자리한 마을이다. 열린 마을로 정원과 연못의 조경이 잘 되어 있는 곳이었다. 

마을 입구에서 보이는 아이의 모습이 개구쟁이 같아 보인다. 세계적 철학자와 음악가를 탄생하게 만드는 배경은 무엇일까. 바로 자연을 통해 가르치는 방향과 산책의 힘이 어떻게 사람을 바꿀 수 있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자연환경에서 힐링할 수 있는 힘은 자기 스스로 문화를 탐구하는 여유로운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경제적 여건과 관련된 가정환경의 영향이 크다. 경제적 여건을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은 자연환경과 가까운 곳에 나를 두는 것이라고 한다. 

천수 마을의 곳곳에는 조형물이라던가 작품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아를 찾거나 확인하고 싶을 때 주위로부터 탈출해서 다른 세계에 나를 옮겨 놓아 보면 된다. 사람은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끊임없이 자신이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대한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바쁘기만 하다.  

주말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평일에는 조용하기만 하다. 정원에는 작은 풀꽃들뿌터 코스모스와 잘 관리된 잔디밭도 있다. 주변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서 행사도 하는지 행사와 관련된 무대 등도 자리하고 있었다.  

가을이 깊어지면 오솔길 전체에 오색빛깔의 나뭇잎 융단이 깔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연못에 떠 있는 잎들도 색깔이 조금씩 가을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사람이 하는 사색은 들뜨지 않고 차분히 가라앉는 심리 세계로 나타나게 된다. 사색하는 주체와 사색의 대상 사이에 그야말로 관조(觀朝)의 경지가 유지되는 것을 의미하고, 이렇게 차분히 가라앉는다는 것은 주체의 완전 소멸이 아니라 고요한 내 안으로 천착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못의 중앙에 떠 있는 섬의 나무는 벌써 빨간색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계절에 상관없이 단풍을 만드는 나무도 있으니 말 그대로 철이 없는 것인가.

천수 마을에서 천수는 천수를 누린다는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을 지나간다면 한 번쯤 안으로 들어가서 돌아보는 것도 좋은 곳이다. 가을에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계절의 이치에 맞는 꽃과 열매들로 그려진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그림이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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