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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당항의 대하

가을에 서해에서는 어떤 맛을 선택해볼까요.

가을이라는 친구가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낮에는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못해 살짝 싸늘한 느끼마저 받게 한다. 가을이 올 때 바다에서도 선선한 짠내가 담긴 바람이 불어오며 우리의 식탁에 오를 먹거리도 함께 올라온다. 그중에 대하가 있는데 새우 중 먹을 부위가 많은 새우로 보통 요리에 많이 사용하는 젓새우와는 조금 다르다. 대하는 보리새웃과에 속하고 이마뿔은 길고 위를 향하며 6~9개의 뚜렷한 톱니 같은 돌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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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남당항은 남당 여객터미널을 새로 지어서 관광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10월에는 정식으로 터미널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간조시 갯벌이 드러난 상태에서는 여객선을 운항할 수 없기에 홍성군 요청에 최근 해수부에서 3미터 깊이의 여객선 항로 확보를 위한 준설 비용 60억 원을 지원받아 긴급 준설 작업에 들어가면서 접안시설과 친수공간도 조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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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밀물이라서 바닷물이 가득 차 있지만 하루에 두 번 썰물때면 이곳에는 배가 들어오지 못하는 갯벌로 변한다. 준설이 되면 항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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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새우에 비해 몸집이 큰 편이기 때문에 대하, 이보다 작은 것을 중하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으로 대하와 중하는 보리 새우과에 속하기는 하지만 엄연히 다른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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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들이 좋아하는 대하를 양식하는 것이 매우 힘들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어종을 찾던 중 들여오게 된 것으로 알려진 흰 다리새우를 보통 많이 먹지만 자연산 대하는 길게 살아있을 수가 없어 보통은 살아있는 것을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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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어도 크기가 상당히 커졌다. 전어의 은빛 비늘이 반짝거리면서 수조를 채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10월 중순만 지나도 전어의 뼈가 단단해져서 회로 먹기에는 적당하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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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의 길이는 대하가 흰 다리새우 보다 2배 정도 길고 대하는 뿔이 코끝보다 좀 더 나와있고 흰 다리새우는 코끝을 넘지 않는 것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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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의 크기가 상당히 커 보인다. 먹을지 말지를 잠시 고민해본다.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는 지난 8월 말부터 10월 5일까지 10일간 남당항 일원에서 펼쳐지는데 대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하를 비롯해 게, 전어 등 수산물도 많아 또 다른 해산물 맛을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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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 상승과 가뭄 등의 영향으로 가을 전어를 잡기가 점점 어렵다고 하니 나중에는 저렴하게 먹는 가을의 먹거리가 아닐 수도 있다. 전어가 서식하기에 적당한 수온은 15∼18도인데, 바다의 온도가 높아져 여름부터 어획량이 늘고 가을에는 오히려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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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도 많은 것이 바뀌어가고 있다. 육지에서 1도가 올라가는 것과 바다에서 1도가 올라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한다. 바다의 1도는 육지의 10도 상승과 같은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봄에는 천수만 최고 별 미안 새조개가 유명해 미식가들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남당항은 잔잔한 은빛 수면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아무튼 가을은 왔다. 무얼 선택하든지 간에 변화는 조금 천천히 왔으면 좋겠지만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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