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Sep 27. 2022

남당항의 대하

가을에 서해에서는 어떤 맛을 선택해볼까요. 

가을이라는 친구가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낮에는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못해 살짝 싸늘한 느끼마저 받게 한다. 가을이 올 때 바다에서도 선선한 짠내가 담긴 바람이 불어오며 우리의 식탁에 오를 먹거리도 함께 올라온다. 그중에 대하가 있는데 새우 중 먹을 부위가 많은 새우로 보통 요리에 많이 사용하는 젓새우와는 조금 다르다. 대하는 보리새웃과에 속하고 이마뿔은 길고 위를 향하며 6~9개의 뚜렷한 톱니 같은 돌기가 있다.

홍성의 남당항은 남당 여객터미널을 새로 지어서 관광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10월에는 정식으로 터미널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간조시 갯벌이 드러난 상태에서는 여객선을 운항할 수 없기에 홍성군 요청에 최근 해수부에서 3미터 깊이의 여객선 항로 확보를 위한 준설 비용 60억 원을 지원받아  긴급 준설 작업에 들어가면서 접안시설과 친수공간도 조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은 밀물이라서 바닷물이 가득 차 있지만 하루에 두 번 썰물때면 이곳에는 배가 들어오지 못하는 갯벌로 변한다. 준설이 되면 항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새우에 비해 몸집이 큰 편이기 때문에 대하, 이보다 작은 것을 중하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으로 대하와 중하는 보리 새우과에 속하기는 하지만 엄연히 다른 종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좋아하는 대하를 양식하는 것이 매우 힘들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어종을 찾던 중 들여오게 된 것으로 알려진 흰 다리새우를 보통 많이 먹지만 자연산 대하는 길게 살아있을 수가 없어 보통은 살아있는 것을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제 전어도 크기가 상당히 커졌다. 전어의 은빛 비늘이 반짝거리면서 수조를 채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10월 중순만 지나도 전어의 뼈가 단단해져서 회로 먹기에는 적당하지가 않다.  

수염의 길이는 대하가 흰 다리새우 보다 2배 정도 길고 대하는 뿔이 코끝보다 좀 더 나와있고 흰 다리새우는 코끝을 넘지 않는 것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대하의 크기가 상당히 커 보인다. 먹을지 말지를 잠시 고민해본다.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는 지난 8월 말부터 10월 5일까지 10일간 남당항 일원에서 펼쳐지는데  대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하를 비롯해 게, 전어 등 수산물도 많아 또 다른 해산물 맛을 볼 수도 있다.

수온 상승과 가뭄 등의 영향으로 가을 전어를 잡기가 점점 어렵다고 하니 나중에는 저렴하게 먹는 가을의 먹거리가 아닐 수도 있다. 전어가 서식하기에 적당한 수온은 15∼18도인데, 바다의 온도가 높아져 여름부터 어획량이 늘고 가을에는 오히려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바다도 많은 것이 바뀌어가고 있다. 육지에서 1도가 올라가는 것과 바다에서 1도가 올라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한다. 바다의 1도는 육지의 10도 상승과 같은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봄에는 천수만 최고 별 미안 새조개가 유명해 미식가들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남당항은 잔잔한 은빛 수면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아무튼 가을은 왔다. 무얼 선택하든지 간에 변화는 조금 천천히 왔으면 좋겠지만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이 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