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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소리

2022 안성맞춤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소리를 가지고 있다. 소리는 하나로 국한되지 않는다. 연주가가 누구나 소리를 낼 수 있는 각종 악기를 이용해서 연주를 하지만 악기를 이용해서 자신만의 소리를 만드는 것이고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키보드를 이용해 자신만의 소리를 내는 것이다. 그 소리가 귀로 들리느냐 눈으로 보이느냐의 차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소리를 낼 수 있는 무언가를 찾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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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의 인물이었던 바우덕이라는 사람은 알고 있었고 안성맞춤랜드도 여러 번 와보았지만 축제장은 처음 찾아가 보았다. 찾아오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곳곳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버스로 이용해서 오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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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각종 아이돌이 K팝을 알리고 있지만 오래전에도 그런 인기를 누리던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바우덕이라는 사람 역시 그 시대에 여성으로 안성남사당의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아버지가 병으로 사망하자 남사당패에 맡겨져 살면서 재주를 익혀 염불, 소고춤, 줄타기 등 남사당의 모든 기예를 익혔다. 그녀의 인기는 조선 왕실에까지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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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소리란 정말 중요하다. 목소리의 톤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람 목소리가 사람의 매력을 어떻게 바꾸는지도 잘 알 수 있다. 안성의 바우덕이 축제장을 찾아가기 위해 이곳 데크길을 걸어서 건너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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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재능으로 15살 때 당시 안성 남사당패를 이끌던 윤치덕이 사망하자 남사당패의 관례를 깨고 바우덕이를 우두머리인 꼭두쇠로 선출하게 된다. 탁월한 기예뿐만이 아니라 그녀의 매력은 1865년(고종 2)년 경복궁 중건 공사 때 공연을 했는데 바우덕이패와 안성 돌우물 패가 최고의 인기를 얻어 흥선대원군으로부터 옥관 자기를 하사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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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하면 국밥을 빼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안성국밥은 안성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우거지와 함께 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는 큰 무쇠 가마솥에서 끓으면서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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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맞춤랜드 곳곳에는 바우덕이의 모습이 조형물로 만들어져 있다. 그녀는 안성 청룡사의 불당골이라는 곳에 살았었다. 춤을 추는 그녀의 모습은 유려하고 생동감이 넘쳐 보인다. 15살에 남사당패를 이끌기 시작한 바우덕이는 23살이라는 나이에 폐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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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의 인생을 살고 떠났지만 그 소리는 사람의 입을 타고 흘러 흘러 이렇게 그녀의 이름을 붙여진 축제로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시공간을 넘어 바우덕이의 인생의 소리를 모두가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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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서는 소프라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조선시대에도 일제강점기에도 근대시기에도 20세기, 21세기를 넘어서 지금도 자신의 소리를 내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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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소리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 모든 것이 풍요로운 시대에 소리는 너무나 많다. 소리는 누구나 낼 수 있지만 누구나 특별한 소리는 가질 수가 없다. 그렇지만 자신만의 소리를 내기 위해 정말 사랑할 줄 아는 그 오래고 깊은 마음들이 담기다 보면 전율의 순간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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