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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3. 2016

거울나라의 앨리스

지나간 시간과 사람은 잡는 것이 아니다. 

과거를 회상하면 안타까운 일도 있고 놓쳐서 아쉬운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걸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좋은 결과를 볼 수도 있겠지만 희박한 일이고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낭비하는 결과 외에 별다른 소득이 없다.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은 현재를 낭비하는 것과 같다. 공부는 하기 싫어해도 좋지만 인생을 낭비하는 것은 자신에게 치명적으로 돌아온다. 마치 현재 인생 수업을 잘 들어야 하는데 현재 인생 수업은 등한시 한채 쓸모없는 일에 신경을 쓰다가 지나고 보니 그것이 중요한 것을 알고 과거에 집착하는 식이다. 그러면 악순환에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계속 중요한 현재의 하루, 한 시간, 일분, 일초는 대강 지나치고 바꾸지 못할 과거에 집착한다. 결국 현재의 시간은 계속 부족하고 허덕거리다가 하루, 한 달, 1년이 가버린다. 뒤돌아보면 내가 무얼 했나라는 한탄만 남게 되는 것이다. 


현실 속의 앨리스는 가족 해체 위기를 겪으며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연히 발견한 포탈을 통해 다시 이상한 나라로 돌아가게 된 앨리스는 모자장수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가 가진 문제점인 가족을 찾아 시간 여행을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시간이 관장하는 크로노스피어를 훔쳐 과거로 날아가 가족 해체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정작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시간이 꼬여가며 일은 점점 복잡해지기만 한다. 

아인슈타인에 의해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지만 지구 상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차범위 내에서 절대적인 시간 속에 살고 있다. 자신의 과거를 바꾸기 위해 행동하는 것은 모두가 상생하는 그런 게임이 아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 이라도 일어날만하니까 일어난 것이고 사람과 헤어진 것이라면 헤어질만하니까 헤어진 것이다. 

시간의 여행 속에 앨리스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얻었다. 이것은 엄청난 수확이다. 비록 과거 속에서 바꾼 것은 없지만 무언가 깨달았다는 것은 시간여행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과의 큰 차이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알게 된다. 거울나라 앨리스에서 절대악으로 등장하지만 미워할 많은 없는 캐릭터 붉은 여왕 역시 과거 속에 갇혀 사는 인물이다. 과거에서 자신이 당한 일과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 때문에 자신이 그렇게 변했다고 확신을 하는 그녀 역시 과거를 바꾸고 싶어 한다. 그 결과 갑작스럽게 가족주의로 돌아간 것이 생뚱맞기는 하지만 이런 동화 같은 영화에서 관객들이 바란 것은 그런 것 일지 모른다는 감독의 의도가 스며들어가 있는 것 같다. 

거울나라 앨리스는 전작보다도 시각적인 효과는 극대화되었다. 황홀하게 보이는 시간 여행의 임팩트는 영상미를 자랑한다. 모자 장수가 시간이 변화함에 따라 보여주는 모습이나 시간을 넘나들면서 보여주는 영상미는 관객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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