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설쓰기

The 다이브

공간을 기억하다.

공간을 느끼는 것은 모든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감각이다. 서연은 공간에서 느끼는 새로운 감각을 통해 사람이 변화해간다는 것을 조금씩 느끼고 있었다. 공간이 순간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느끼는 순간 사람은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을 느끼면서도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다이브를 하는 사람들을 그 속에서도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차피 모든 생명체는 생명을 얻는 순간 죽기 위해 살아가는 것처럼 모든 것은 떨어지기 위해 다시 올라가는 것과 비슷하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자신은 그걸 추구한다. 그것이 극적인 스포츠로 그려지기도 한다.


101, 201, 301, 401, 501등 마치 군대에서나 볼법한 숫자는 다이브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숫자가 익숙하다. 굳이 한 바퀴 돌고 두 바퀴에 도전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름다워 보이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숙명일까. 누군가는 그런 말을 한다. 국가 대표할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는 생각은 당연히 들 수도 있다. 누구를 위한 운동일까.


서연이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는 세상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자신의 동생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녀의 남다른 능력은 스마트폰이라던가 게임에서 확연히 다른 세계를 펼치는데 남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간을 기억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과 공간을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이기도 했다. 찰나의 순간 속에 기억을 설계하는 것처럼 다이브는 그런 순간을 즐기는 운동이기도 했다.


지희는 서연이와 만난 후에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녀와의 대화는 독특하다 못해 기시감이 드는 것처럼 묘한 기분이 들었다. 물에서 태어나 물에서 살아가고 물에서 안도감을 느꼈던 그녀의 모습은 마치 그녀를 통해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만들었다.


"어떻게 뛰어야 해요?"

"잘 접어야 해요."

"좋은 말이네요. 잘 접는다는 것은 폴더폰이 요즘 유행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모호하지 않나요."

"시간이 적지 않게 걸려요. 해보면 알겠지만 제대로 시작하면 후회하는 운동이기도 하지만 만족도 그만큼 주는 운동이기도 해요."

"지금 막 생각났는데요. 공간을 기억하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데요. 공간을 가로지르며 떨어지는 운동이기는 해요."

"떨어지는 것은 중력의 이유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떨어지느냐는 본인의 노력에 따라 달라지겠네요."

"예를 들어 체조나 피겨스케이팅은 자신의 공간감이 달라요. 떨어지는 바닥에 대한 느낌이 다른 거예요. 연기를 한다면 한 겹은 더 입고해야 하는 조금 더 복잡하지만 실제로 보면 너무나 단순한 운동이죠."

"개개인의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연상되네요. 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들도 세상에 많이 있지만 그걸 경험하게 해주는 기술들이 많이 나와 있어요."

"그런 것도 있어요?"

"제가 구현하는 것이 그런 것이기도 한데요. 많은 것들을 보고 직접 경험하면서 실제로 만나보기도 해요."


지희는 서연이와 만난 후에 강습을 위해 수영장을 찾았다. 강습에 등록한 익숙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각자의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가지만 이 순간에는 함께하는 그 모습들이 때론 반갑기도 했다. 사람마다 공간을 기억하는 방법은 모두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 그녀와의 대화는 조금은 색다르게 그 순간을 느껴지게 했다.


The 다이브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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