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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20. 2022

블랙아담

선과 악, 정의와 불의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요즘에는 DC코믹스 영화도 마블스러워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DC코믹스라는 영화의 특징은 확고한 선과 무조건적인 악의 대결이 영화의 전형적인 구조였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히어로가 가진 절대적인 힘을 보면서 만족을 했었다. 빌런에게는 서사구조가 많지가 않았다. 왜 그런 짓을 하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고 영화를 감상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 그런 단순한 구조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특히 마블 시리즈가 등장하면서 악역에게도 개연성이 있는 서사가 필요했으며 히어로 역시 인간의 심리적인 갈등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에 불과했으며 심리적으로 약한 면이 분명히 있었다. 

블랙 아담은 절대적인 힘을 가진 존재이지만 필연적으로 분노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는 캐릭터다. 자신의 아들과 아내의 죽음에서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힘이란 악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게 해주는 것에 불과했다. 약한 존재들에게는 힘을 쓰지 않지만 아무리 마음에 약간의 선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악이라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주어야 했다. 그것이 누구라도 해도 자신의 앞을 막는 존재는 있어서는 안 되었다.  

바람이라는 것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사이클론은 무지개색의 매력이 있는 존재다. 그녀는 자신의 힘을 이용해 마치 발레를 하듯이 유연하게 자신의 힘을 보여준다. 마치 바람으로 연주를 하는데 그 흐름이 무지개색으로 그려진다. 영화 속에서 그녀의 모습은 쾌활함 그 자체다. 긍정의 존재이며 균형의 중심을 잘 잡을 수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영화 속의 호크 맨은 블랙 아담과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단호한 정의를 추구하지만 절대적인 선을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지금은 사라져 버린 히어로의 옛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때론 그가 행하려는 선은 현실에서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힘없는 정의는 허공 속의 메아리이며 가여움 없는 힘은 무자비하다. 

아톰 스매서는 마치 마블을 염두에 두고 만든 캐릭터처럼 보인다. 능력은 앤트맨과 비슷하지만 모습은 마치 데드풀과 같다. 영화 속에서 가장 순수한 모습을 담당하고 있으며 가장 어설퍼보이기도 한다. 

닥터 페이트는 마블사의 닥터 스트레인저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닥터 스트레인저가 전형적인 4가지 없는 논리적인 캐릭터라면 닥터 페이트는 철학자와 느낌이 비슷하다. 영화 속에서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 블랙 아담의 충돌을 자신의 희생을 통해 완화시키는 현명한 캐릭터다. 항상 미래를 볼 수 있어서 위협에서도 항상 벗어나 있었지만 수많은 시간 속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마지막에 생각하고 행동한다. 


우리는 선과 악, 정의와 불의의 충돌을 항상 보면서 살아간다. 세상은 정반합만이 있는 것이 아닐 텐데 우리는 세상이 끝날 것처럼 서로를 증오하기도 한다. 때론 신념을 가진 선이 악보다 더 큰 문제를 만들고 균형적인 관점의 불의는 때로는 정의를 지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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