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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21. 2022

향토 찰 솥밥

김천의 공기 좋은 건강 문화원과 맛난 한 끼 

니들이 게맛을 아냐고 묻는 광고가 한 때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었다. 거기서 니들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게가 그렇게 맛있다는 색다른 표현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모든 것에는 맛의 정점이 있다. 영덕대게는 영양 염류가 풍부한 사니질에서 서식해 각종 아미노산, 미네랄이 풍부하고 특유의 담백한 맛·향이 일품인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한참 영덕대게가 인기를 누리기 시작할 때다. 참... 지금 게맛을 말하려고 했던 게 아니다. 밥맛을 이야기하려다가 잠시 샜다. 

김천의 대표적인 여행지인 직지사가 있는 곳에는 향토음식점들이 여러 곳이 있다. 향토음식을 먹기 위해 찾아오는 곳이 바로 산채와 함께 찰 솥밥을 내놓는 곳이라고 한다. 산에서 나오는 제철 재료로 만들어 내놓는 것이 바로 향토음식의 특징이다. 물론 나물 같은 것들은 말려서 두었다가 식재료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기본은 제철 식재료가 베이스다.  

더덕부터 다양한 고기와 찬들이 산채정식이다. 찰 솥밥처럼 솥에다 밥을 하고, 그 솥밥을 밥그릇에 덜어내고, 솥에 물을 붓고, 밥을 다 먹은 뒤 솥의 눌은밥까지 마무리하는 방식을 좋아하는 것은 누구나 고슬고슬한 새 밥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더덕과 어울리는 것은 무엇보다도 막걸리일 것이다. 더덕은 산속 모래땅에서 자라는 식물의 뿌리로 인삼에 버금간다고 해 사삼(沙蔘)이라고 불렀는데 해삼(海蔘)을 바다에서 나는 인이라고 부른 것과 비슷하다.  깊은 산속에서 캐낸 더덕은 임금님 수라상에도 오르고,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접대용 음식으로 빠지지 않았다.

우리 땅에서 만든 다양한 나물로 반찬이 나오면 것이 건강에는 좋다고 한다. 

생선구이는 생각보다 귀찮아서 식당에서 나오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짭조름한 생선살을 따뜻한 밥에 얹어서 먹으면 오래간만에 느끼는 그런 향수 같은 느낌이랄까. 

다양한 고기가 나오는데 고추장구이와 간장구이, 황태구이 등이 같이 나온다.  나물류가 색을 맞춰 맛깔스럽게 담겨 나오는데 전도 포함이 되어 있다. 쌀값이 많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제철에 수확한 쌀로 지은 돌솥밥과 나물 정식 또한 일품으로 김천에 방문하여 맛있는 한정식을 찾는 사람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해줄 것이다.

여러 지역에서 지역만의 프리이엄 쌀을 생산하지만 가장 맛있는 밥은 갓 도정한 쌀로 만든 밥이다. 갓 도정한 쌀로 솥에다가 밥을 하면 밥맛이 참 좋다. 게다가 밥을 퍼내고 남은 솥에 물을 부어 놓고 마지막에 후식으로 먹으면 그만한 깔끔하여도 없다.  

식사를 한 곳에서 위쪽으로 올라오면 가족단위로 한옥에서 묵을 수 있는 건강 문화원이 나온다. 건강문화를 알리기 위한 공간으로 공기 좋은 곳에서 신선놀음하기에 딱 좋다. 

아름다운 자작나무와 잣나무 숲길을 걸으며 풍부한 피톤치드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김천에서 치유의 느낌을 받으면서 숲의 정취를 느껴보며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본다. 

전통 한옥의 멋스러움과 현대적 편리함을 가미한 인테리어로 꾸민 건강 문화원은 한옥 숙박동 외에 부속시설로 연회장과 접견실을 갖추어두었다. 백두대간 황악산의 아름다운 자연과 인근 직지사 등 문화·역사 자원을 연계해 자연 속에서 쉬어가며 체험해볼 수 있다. 

전국에 자리한 한옥 숙박동은 많이 가보았다. 한옥의 장점이라면 자연과 어우러진다는 것이다. 물론 호텔 등에서 느낄 수 있는 럭셔리함의 장점도 있지만 가족단위로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한옥을 추천해본다.  

김천이 자두가 유명한 이유는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김천에서 자두가 처음 재배된 것은 고려시대인 12세기 말경으로 ‘오얏’은 자두를 일컫는 말이며 ‘한골’은 아포읍 대신리를 지칭하는데 서하 임춘이라는 사람이 현재 아포읍 대신리에 은거하면서 술을 담가먹었다고 한다. 공기가 좋은 곳에서 자두로 만든 전통주를 한 잔 마셔봐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오얏나무 밑에 가면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것은 오해받을 행동을 하지 말라는 말이다.  

가장 좋은 시간이라는 것은 정해진 것은 없다. 딱 좋은 계절에 제철 음식과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자세만 되어 있으면 된다. 맹자의 만장 하편에는 시조리와 종조리라는 표현이 나온다. 시조리는 조리 있게 시작하는 것이며 종조리는 조리 있게 끝맺는 것이다. 시작은 열린 마음으로 하고 끝맺음은 칼로 끝맺듯이 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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