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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24. 2022

사과했어?

달달한 사과가 유명한 거창의 한 카페에서...

어느 지역에 갔더니 사투리로 뭐 뭐했어?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먹었냐는 의미인 거 같은데 했다는 것이 때론 행동으로 먹는 행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제목을 사과했어?라고 썼는데 뭐 익숙하지 않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 지금은 사과의 계절이다. 후대 화가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 화가 중에 폴 세잔이 있는데 그는 특히 사과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사과밭을 가지고 카페도 운영하고 있는 거창의 한 카페다. 무척이나 유명한 곳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입구에서부터 차량이 줄지어 주차가 되어 있었다. 이곳의 식사나 차, 음료의 콘셉트는 대부분 사과다. 폴 세잔이 살아 있다면 이런 카페를 운영하고 싶지 않았을까. 

이날만큼은 사과를 위한 사과를 그린 폴 세잔처럼 완전한 오브제로 사과를 감상해보기로 한다. 세잔의 그림을 자세히 보면 정밀해 보이는 것이 논리적인 것 같으면서 무언가 감상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글 역시 논리적이면서 그 속에 감성이 스며들어 있으면 매력이 더해질 수가 있다. 역시 양면을 모두 품고 있어야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사과를 먹었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거창 사과도 꽤나 맛이 좋아 보인다. 거창지역은 사과가 달달해질 수 있는 기후와 토양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역시 많이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녀봐야 지역마다 맛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거창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청정 산골로 사과 재배지로 최적지로 사질토양에서 재배되어 육질이 단단하고 과즙이 많은 데다 일교차가 커 과피의 색깔이 좋고 당도가 높다. 

이곳은 식사도 괜찮아 보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곳에서 음료만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식사를 할 것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뭐 그래도 이 정도면 좋은 경험이지 않을까.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많은 시도를 해보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이곳까지 왔으니 사과가 들어간 음료를 한 잔쯤은 마셔봐야겠다. 

마치 어딘가로 온듯한 느낌의 공간이다. 

음식이나 풍경이나 책이나 보더라도 자세히 보면 색다른 것이 보일 때가 있다. 어떤 경험치를 가지고 보느냐에 따라 삶의 풍미가 확 달라지는 결과를 볼 수도 있다.  

이 여성은 백설공주는 아닌 것 같은데 사과를 너무나 애지중지하며 들고 있다. 사과를 무척 사랑하는 것 같은 마음이 느껴진다. 사과를 사랑한 소녀? 여성? 점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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