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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4. 2022

산뜻한 야경길

깔끔하게 정비된 공주 동학사의 산책로 

공주의 계룡산은 유독 점을 보는 곳이 많다. 계룡산이라는 곳은 그 정기가 남다른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자신의 건강을 빌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봄에 벚꽃과 가을의 단풍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항상 아쉬웠던 것은 동학사의 입구에 음식점이 줄지어 있는 곳까지 걸어갈 수 있는 산책로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문득 이곳을 지나가다가 들렀는데 조명과 공간의 배치를 통해서 산뜻한 야경 길을 만든 것을 볼 수 있었다.

오래전에 개봉한 영화 중에서 계룡산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었다. 조선시대 말기를 그리고 있었는데 조선이 처음 건국되었을 때 도읍으로 정할 만큼 정기가 있던 곳이었을까. 그곳에는 많은 미신과 사교가 번영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영화는 내세의 영화를 위하여 현세에서는 힘들어도 견뎌내며 살아가는 백성을 착취하고 여인들을 농락하며 향락을 일삼던 교주를 열 헐 청년이 단죄한다는 내용이었다. 

동학사의 입구 쪽에 오면 이렇게 도로가 정비가 되어 있고 쉴 수 있는 공간과 편의시설을 갖추어두었다. 이제 야경으로도 계룡산을 즐길 수 있다는 말이 나올 듯하다.  11월 중순까지 야시장을 연다고 하니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저녁시간에 찾아와도 좋다. 

계룡산 단풍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가볍게 기분전환을 위해 방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계룡산 국립공원은 갑사, 신원사, 동학사 등 유서 깊은 사찰들과 아름다운 산봉우리, 자연성릉 등이 어우러져 단풍 구경하기에 좋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올해에 단풍길로 자연성릉과 갑사 오리숲길을 추천했다고 한다. 자연성릉은 관음봉~쌀 개봉~삼불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능선을 따라 아름다운 동학사와 갑사의 단풍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항상 여름에 오면 식당의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계곡으로 가는 접근성이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여름에도 이곳에 앉아서 쉴 수 있어서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찾아올 듯하다.  

계룡산을 야경을 보기 위해 찾아가는 사람은 많지가 않았을 텐데 이제는 맑은 물과 접근성이 좋은 계곡 여행을 떠나도 좋지만 적어도 간단한 식음료만을 들고 가는 것이 좋다. 

데크길이 계곡물이 흘러나오는 주변으로 조성이 되어 있는데 조명도 잘 설치가 되어 있어서 밤에도 길을 걷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계룡산 산행 입구 길을 돌아서 내려오는 길에는 미디어월도 설치가 되어 있는데 다양한 메시지뿐만이 아니라 계룡산의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상은 또 하나의 예술이 될 수도 있다. 우리의 삶은 예술이자 역사가 되기도 한다. 마음에 예술을 대하는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면 그 경험은 우리 일상의 것이고 마침내는 우리 삶이 조금은 채워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전체의 모습이 마치 닭볏을 쓴 용과 같다고 하여 '계룡산'이라 한 이 산은 우리나라 4대 명산 중 하나이다. 계룡산에서 흘러내린 물은 금강으로 흘러들어 가며 19세기 말부터 나라가 혼란해지자 신도안을 중심으로 전래의 무속신앙과 각종 신흥종교가 번성하고 이들의 수도장으로 이용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모두 정리되었다. 계룡산에서 내려와 흘러가는 물길처럼 저렇게 자연스러운 것이 좋으련만 사람들은 항상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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