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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4. 2022

가을의 길, 도(道)

가을이 내려온 강진의 여행지 석문공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세상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가 사라지고 태어났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의 주변에는 알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무엇이 세상을 만들고 움직이는지 도무지 알 수 없지만, 세상은 분명히 일정한 법칙에 따라 흘러가고 있다. 그런 변화를 도가에서는 도라고 했다. 도를 따른다는 것은 결국 우리가 타고난 바를 알고 그에 따라 살아간다는 말이 된다. 

강진에도 여유 있게 돌아볼 수 있는 가을의 명소들이 여러 곳이 있지만 석문공원도 추천할만한 곳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보다는 사람이 없는 곳이 마음이 편하고 자연이 있는 곳이 더 좋다. 그런 곳에 오면 흐름이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가을길을 찾아가는 길은 마치 삶을 기르는 것처럼 타고난 생명을 온전하게 보존하며 삶을 충실하게 가꾸어나간다는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강진의 석문이라는 지역은 남도 명품길에 조성되는 사랑⁺구름다리가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는 곳이기도 하다. 

많은 나무들이 나뭇잎을 떨구어냈지만 아직도 단풍이 남아 있는 나무들이 보인다. 석문공원은 기암괴석이 아름다워 남도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구간에 자리하고 있다. 

기암괴석을 따라 흐르는 계곡에는 편백림과 활엽수, 상록수가 우거져 가족단위로 찾는 석문공원의 지근거리에는 동생인 충녕대군에게 왕의 자리를 양보하고 스님이 됐던 효령대군이 머물기도 했었다. 간혹 사람과 마주치기도 하지만 충분한 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서 편한 여행길이다. 

‘인생의 여로’라는 길의 의미로 사용되었던 도는  인생의 모든 행위와 자연계의 섭리는 모두 도 아님이 없다고 보았는데 계절의 변화를 확연하게 보여주는 가을과도 맞닿아 있다. 

멀리 기암괴석이 있는 것을 볼 때 가슴이 벅찰 때가 있다. 어떻게 저렇게 만들어졌을까란 생각을 해보면서 걷다 보면 그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모든 것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절의 변화, 아름다움과 추함, 선함과 악함은 항상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물화라는 말처럼 항상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하나의 모습만을 보고 섣불리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 항상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은 새로운 깊이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이다.  

가을이 찾아온 석문공원을 유유자적하게 돌아보면서 어떤 단풍이 가장 이쁠지 찾아본다. 

얼마나 돌아다녔을까. 대봉감이 대부분 떨어진 줄 알았는데 강진의 한 도로에는 대봉감이 열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시 가을 감을 잡아볼 시간이다.  

덕룡산, 주작산, 달마산 등 남도의 명산이 이어지는 줄기에 자리한 석문공원은 강진에서 해남 방면으로 국도 18호선을 지나가다 보면 석문산 기암절벽과 괴석들이 신비함과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사랑·구름다리를 통해 끊어졌던 산길이 열렸듯이 가을길의 도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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