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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6. 2022

이런 갈매기살

허영만의 백반 기행에 나왔다는 고깃집

집안 형편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아서 20대 중반까지 고기는 삼겹살 외에는 몰랐던 시절에 갈매기살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아~ 사람들은 갈매기도 잡아서 고기로 구워먹는구나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맛있을까? 글쎄 바다를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 그렇게 살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데 먹을만한가 보다는 생각을 혼자만 했다. 만약 그때 누군가에게 말했다면 아마 평생을 따라다녔을지도 모른다. 

홍성에서 잘 알려진 이 고깃집은 방송에 나오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맛이 매력인 곳이다. 특히 갈매기살의 쫀쫀함이 다른 음식점과는 다르다. 

갈매기살은 돼지고기의 한 부위를 가리키는데 횡격막과 간 사이에 붙어 있는 살점으로, 간을 막고 있다고 해서 ‘간막이살’이라 부르기도 한다. 간막이살이 갈매기살로 발음이 전이되어 생긴 현상으로 본래의미인 가로막살로 부르면 갈매기와 혼동하지 않을 수 있다. 특수부위라고 보면 되는데 허파 아래로 비스듬히 걸쳐진 힘살막으로, 숨 쉴 때마다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부위다. 

이 음식점은 독특한 것이 대파 등을 잘 구워 먹을 수 있도록 나온다는 것이다. 잘 구워진 대파와 갈매기살은 기가 막힌 궁합을 이룬다. 어떤 이와 와도 이곳에 온다면 평타 이상의 감상평을 들을 수 있을 듯하다.  

이 음식점은 소금을 직접 뿌려서 간을 맞추는 방식이다. 특히 김치나 주변 찬이 생각 외로 맛이 좋아서 칼국수가 생각났는데 칼국수도 유명한 음식점이라고 한다.  

대파와 마늘을 자꾸 주문하게 된다. 고기도 좋지만 같이 먹는 맛이 좋다고 해야 할까. 아직 마늘을 많이 먹어야 사람이 될 수 있기에 마늘을 조금 더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고기를 어느 정도 구워서 먹고 난 후에 칼국수를 주문했다. 이 칼국수집은 계란과 김가루 국물이 자극적이지 않게 어우러진 느낌으로 맛이 담백하고 시원하다. 밀은 또 가을에 심고 겨울에 자라서 봄에 이삭이 패고 여름에 추수를 하는 곡물이므로 밀가루 음식은 갓 추수한 여름이 제일 맛있지만 지금 먹어도 좋다. 

아까 말했던가. 이 음식점의 김치가 칼국수와 제법 잘 어울린다. 서로 다른 느낌이지만 함께하면 그 어울림이 좋은 연인처럼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굶주린 배도 채워준다. 갈매기살에는 지방이 적고 불포화 지방산이 높아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으며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피로회복에 좋은 비타민 B1, BF 함유되어 있다. 갈매기살과 칼국수..묘하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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