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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02. 2023

동해의 먹거리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동해의 음식사전

모든 음식은 개개인에게는 상대적이지만 자신에게는 절대적인 것이기도 하다. 살다 보면 그렇게 경험하고 먹어본 만큼의 자신만의 음식사전이 만들어진다. 어떤 음식은 첫맛에 반하기도 하지만 어떤 음식은 여러 번 먹어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럼 지역의 맛은 어떨까. 대부분의 음식이나 식재료는 모두 택배로 주문이 가능하지만 현지에 가야 어떤 먹거리가 많은지 알 수가 있다. 

아름다운 항구가 자리한 동해에서 하늘을 바라보니 갈매기가 홀로 창공을 휘젓고 있었다. 이번의 동해방문에서 어떤 먹거리를 사전에 수록할까 고민을 해보았다. 

강원도 하면 물 닭갈비가 유명하다. 춘천의 닭갈비가 자작하게 닭갈비를 볶아서 먹는 것이라면 동해와 같은 곳에서는 육수를 넣은 닭갈비가 유명하다. 이 음식점은 더 짠내투어에 등장했던 음식이라고 한다. 121회 방송에 나왔다고 하는데 외관은 평범한 음식점이다.  

자글자글 끓으면 먼저 당면이나 우동과 야채를 먼저 건저 먹으면서 국물도 한 수저 떠먹어본다. 시원한 맛이 특징인데 일반적인  찌개와는 조금 다르다. 보통맛을 주문했는데도 불구하고 매운 편이다. 개인적으로 닭고기맛은 평이하다. 만약 닭의 쫄깃함을 원한다면 춘천식 닭갈비가 입맛에 맞을 듯하다. 

동해시청에서 멀지 않은 동해의 맛집인 중국집이다. 100년 가게로 지정된 곳으로 굿네이버스의 좋은 이웃가게라고 한다. 어떤 음식을 먹고 싶다고 또박또박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문이 누락되어 30여분을 기다려서 볶음짬뽕을 먹을 수 있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식재료가 괜찮은 편이다.  

동해가 바다에 면해 있는 도시이니만큼 먹거리를 위해서 찾아간 곳은 바로 묵호시장이다. 묵호시장에는 동해에서 잡히는 다양한 해산물이 가득하다. 특히 대게와 홍게가 정말 많이 보이며 마른오징어도 가격대별로 다양하다. 

소라를 데쳐서 먹어도 좋고 대게는 크기가 크지는 않지만 한 마리에 2만 원이며 6마리에 1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어떤 것을 먹을지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대게에는 필수 아미노산인 타우린(Taurine)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데 각종 필수 아미노산을 포함해 칼슘, 단백질이 매우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영양학적 가치도 매우 높다

이렇게 쌓여 있는 홍게는 모두 6만 원이면 가져갈 수 있다. 

이번에는 배오징어로 눈길을 돌려보았다. 10마리씩 파는데 비싼 것은 16만 원에 이르기기까지 하고 그냥 말린 오징어는 10마리에 3~4만 원짜리도 있다. 시커멓게 윤기가 나는 것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저런 오징어는 마치 육포와 같이 굽지도 않고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새카만 오징어는 그만큼 싱싱할  때 말렸다는 의미라고 한다. 한 번 죽은 오징어는 우리가 흔하게 보는 오징어와 같이 연한 갈색을 띤다. 그렇게 된 오징어를 먹칠을 한 것처럼 만들 수는 없다고 한다. 아무리 집에 먹칠을 하면서 살았다고 해도 말이다. 

과감에서 최고급은 아니더라도 배오징어 중 등급이 좋은 것을 구매해 보았다. 오징어를 즐겨 먹는 편이 아니라서 이렇게 비싼 오징어는 처음 사본다. 좋은 오징어를 보는 방법은 다리에 달린 빨판이 얼마나 촘촘하게 많이 달려 있는가를 보면 된다. 

이 물고기는 조금 특이하다. 마치 심해에서 튀어나온 것 같이 생겼는데 움직임이 많지도 않은데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려도 별로 반응이 없다. 

강원도의 맛이라면 장칼국수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탱탱하고 쫄깃한 면발이 좋으며 보통 장맛으로 맛을 내는데 감자가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사전을 만들기 위해 돈을 쓰다 보니 왠지 몸이 가벼워진 것 같은 것은 그냥 느낌 때문인가. 신체에서 지갑의 무게가 이렇게 큰지 몰랐다. 아무튼 풍광이 아름다운 도시 동해의 먹거리는 필자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동해의 음식사전에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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