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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에 다른 진심

경주에서 유명하다는 계란이 듬뿍 들어간 김밥

한국사람들은 외국사람들과 달리 자신의 진심을 너무 오버해서 표현한다. 진짜 좋아한다니까. 진짜 맛있다니까. 진짜 이쁘다니까. 진짜 괜찮다니까 등등... 진짜가 붙으면 그게 정말 진심이 될 수가 있는 것일까. 또 다른 표현을 예로 들어볼까. 솔직히 말하는데 말이야.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모두 거짓이었다는 말인가. 있는 그대로를 봐주면 안 될까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얼마나 한 번씩 더 꼬아서 이야기하면 그럴까란 생각도 든다. 다른 음식과 달리 김밥은 자신의 속을 그대로 보여주는 음식이다. 좀 이상한 색깔의 식재료를 제외하고 잘라놓은 단면을 보면 뭐가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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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비주얼을 보면 경주의 어떤 김밥집인지 알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분점도 낸 김밥집이서 경주에서는 꽤나 유명한 집이다. 오래전 이곳이 경주의 시내에서 작은 분식집으로 시작하다가 경주에서 입소문을 탄 것은 바로 요정집 아가씨들 때문이었다고 한다. 술과 웃음으로 삶을 살았던 그녀들의 입맛이 좋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던 중 간단하면서도 영양가를 모두 채운 한 줄의 김밥은 인기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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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식점의 메뉴는 잔치국수와 김밥뿐이 없다. 김밥만 먹으면 목이 메일 수 있는데 잔치국수가 더해지니 먹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이 김밥집은 상당히 큰 편이다. 입이 웬만큼 큰 여성이 아니라면 김밥 하나를 한 번에 먹는 것이 약간 힘들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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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에는 다른 진심도 있을 수 있다. 사람마다 김밥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소풍에 엄마가 싸준 정성스러운 김밥을 싸가는 사람은 많이 줄었지만 김밥을 가장 먼저 접한 것은 바로 엄마를 통해서였다. 아 아빠가 해주는 집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아빠라면 충분히 믿을 만 하지만 맛을 평가하면 안 된다. 아빠는 엄마와 달리 낮은 평가에 마음의 상처가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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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식점은 바쁜 집이다. 다행히 사람이 많이 않을 때 들려서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었지만 사람이 많을 때는 어디로 먹는지 모를 듯하다. 음식은 음미할 수 있을 때 다른 진심이 무엇인지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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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김밥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르지만 인기를 얻거나 지금까지 사랑받는 김밥이 있다면 그건 재료와 오래된 신뢰 같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김밥에 다른 진심이 있다면 그건 오래된 기억에 대한 마음일지도 모른다.


김밥 옆구리가 터진들 어떠하리 안터진들 어떠하리 김밥속에 어떤 것이 들어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 한 끼를 해결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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