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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27. 2023

재첩 비빔밥

하동의 재첩특화마을에서 먹은 특화된 맛

어떻게 보면 밋밋하고 어떻게 보면 쌉싸름한 느낌의 맛은 하동의 맛인 재첩에 있었다. 백합이라고 하면 조개의 왕이라고 할 정도로 먹거리가 있는 조개이지만 같은 백합목이면서 재첩과로 속한 재첩은 작다. 그렇지만 하동의 으뜸 특산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가장 많이 먹는 방법은 비빔밥이나 국을 내어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단백질이 엄청나게 많이 함유된 재첩은 피로해소에도 좋다고 한다. 

이번에는 하동읍내가 아니라 조금 떨어져 있는 하동재첩특화마을에서 먹어보기로 했다. 이 부근에는 재첩과 관련된 음식점들이 몰려 있다. 대부분 비슷한 반찬들을 볼 수 있다. 착한 가격이라고 하지만 요즘에는 특화된 음식은 1만 원을 훌쩍 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재첩은 한국에서만 잡히는 것이 아니라 대만에서도 잡히는데 허셴(河현)이라고 부르는 대만의 재첩은 영양식품으로 주변에서 쉽게 재첩환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하동에서도 된장국에 재첩을 넣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 이런 방식은 일본에서도 시지미(シジミ)라는 음식에는 재첩이 들어간다. 재첩과에는 재첩을 비롯하여 공주재첩, 일본재첩, 참재첩등이 있는데 섬진강 지역은 일본재첩의 어획량이 경상남도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부추가 잘게 썰어져 들어간 재첩국은 재첩비빔밥을 주문하면 기본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재첩국을 주문하는 것보다는 재첩비빔밥을 선택하는 것이 조금 더 현명한 선택이다. 섬진강 재첩은 섬진강의 민물과 남해의 바닷물이 합쳐진 곳에 주로 서식하는데 하동의 섬진강 일대에서는 아낙들이 '거랭'이라는 막대기로 재첩을 잡는다. 

간장게장을 먹을 때 나오는 것처럼 재첩비빔밥을 먹을 때도 김이 나온다. 잘 비벼서 김과 싸서 먹으면 맛이 제법 괜찮다. 이곳 하동 재첩특화마을은 경전선 기차역 하동역에서 가깝고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남해고속도로 하동 IC에서 나오면 금방 도착한다. 

재첩은 잘 비벼서 먹기 좋게 색깔이 변할 때까지 인내를 가져본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다는 일관성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에 배고프다고 해서 대충 비벼서 먹지는 않는다.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한 노력은 조금은 욕심을 내도 괜찮지 않나 싶다. 국가 중요 어업 유산이란 어촌지역의 환경과 사회, 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시켜 온 유·무형의 어업자원 중에서 보전할 가치가 있는 자원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정하는데 현재 제주 해녀 어업과, 하동·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어업은 세계식량농업기구 등재 심사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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