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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8. 2022

홍성맛집 복어

된장의 맛과 고추장 맛의 중간쯤에 서 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소비하면서 살아가는데 꼭 하는 것이 먹는 것이다. 먹는 것에 진심인 사람도 있고 대충 때우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간에 사람은 먹어야 한다. 어쨌든 해야 하는 것이라면 조금 더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패스트푸드는 보통 준비시간이 길지 않고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토속적인 맛을 지향하는 편이다. 그런 맛 중에 하나가 장을 사용해서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이곳은 홍성에서도 혹은 다른 지역에도 잘 알려진 홍성 맛집이기도 하다. 50년 가까운 시간을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온 이곳은 된장을 베이스로 만들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고추장으로 맛을 낸 것처럼 보인다. 된장으로 만들고 아욱을 넣어서 먹는 복어탕이 이 음식점의 특징이다. 

음식을 잘하는 집들은 기본적으로 김치가 맛이 좋다. 김치가 맛이 제법 난다. 집에서 만들었다는 된장을 베이스로 매운탕을 만드는데 복어가 좀 작아서 보니 졸복이다. 전북 군산과 충남 장항에서 졸복을 공수해서 쓰는데 보통 졸복은 남해에 가면 쉽게 먹을 수 있는 복어탕의 재료이기도 하다.  

동치미도 시원한데 동치미는 소금물을 부어 익힌 시원한 김치로, 무를 썰어 그 국물과 같이 먹는 대표적인 김장김치중 하나다. 동치미는 겨울 김장철에 자그마하고 예쁜 무를 소금에 굴려서 파, 마늘, 생강, 고추 등을 넣어서 먹으면 음식의 조연으로 좋은 역할을 한다.  

이곳의 복어탕의 특징은 아욱을 넣어서 먹는다는 것이다. 된장 베이스에 아욱은 무조건 궁합이 좋다. 졸복 위에 고춧가루, 마늘, 파에다 콩나물과 미나리 등을 넣고 육수가 넣어져서 나오는데 끓기 시작하면 먼저 나온 아욱을 건져서 먹고 나중에는 국물이 짜질 때쯤 추가로 나온 아욱을 넣어서 끓여먹으면 된다.  

아욱은 보통 올갱이국에 들어간 것을 보게 되는데 잎이 연하여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는 아욱은 중국에서 ‘채소의 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이 풍부한 채소다. 서리가 내리기 전의 가을 아욱은 특히 맛이 좋기로 유명하지만 지금 먹어도 맛이 좋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아욱을 먼저 건져먹으면 된다. 복은 아욱을 건져 먹고 나면 익어서 먹기에 좋다. 된장국을 끓이는 데 사용되는 아욱과 된장의 구수한 맛과 복의 부드러운 식감이 어우러져 시원한 감칠맛을 낸다. 

된장을 베이스로 한 복어국의 짠맛은 과다한 나트륨의 섭취로 이어지고 비타민 A와 비타민 C의 부족이라는 현상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러한 결점을 보완해 주는 것이 바로 아욱이다. 

지금은 복어를 넣은 음식을 위험성이 없이 먹을 수 있지만 과거에는 복어 때문에 죽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한반도를 침략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복어를 먹지 못하도록 하였다. 복어 중독으로 병력손실이 많아지자 그렇게 한 것이다. 복어에 대한 환상은 있어 왔지만 토속적인 우리의 음식이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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