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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22. 2023

바다의 맛, 칼국수

거친 파도가 만들어낸 꽂지해변의 풍경

어떤 지역을 가면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가 있다. 어떤 것을 보고 선택할지는 자유롭지만 그걸 학문으로 표현하는 것은 세심하게 보고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충남 태안에 자리한 안면도에는 해수욕장이 많이 있는데 그중에 가장 유명한 곳이 꽃지해수욕장이기도 하다. 꽃지해수욕장은 방포항의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지역분권과 자치의 시대, 지역학이 대세를 이루는 시대를 맞이하는 지금이 중요한 때이다. 

꽃지해수욕장은 바닷길이 열리는 특징이 있는 해수욕장이기도 하다. 물이 빠지게 되면 저 멀리 있는 꽃지 할미, 할아비 바위까지 걸어서 가볼 수가 있다. 

서해안의 해수욕장마다 광장의 공간은 느낌이 다른데 꽃지해수욕장의 광장은 바다로 돌출된 느낌이다. 충청남도에서는 대전광역시 대도시권에 도시형 관광휴양시설을 확충하고, 보령권을 서해안 해양관광의 거점으로 육성하며, 국립공원인 태안해안권에는 장기휴양형 시설을 조성하여 전 국민의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게 된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몸을 움츠려 들게 만들고 있다. 어부가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이 우리 밥상에 올랐을 때, 그 이름과 생태, 어획 시기, 주요 어장, 음식이 된 역사적 배경을 알고 먹는다면 바다의 맛은 더욱 특별해질 수가 있다. 

괜히 바다를 더 가까이 보겠다고 가면 치는 파도에 깜짝 놀랄 수가 있다.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인 맛, 꼭 그곳에 가서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는 명품 산지와 바다생물이 있는데 우리 인간의 역사보다  더 오랜 세월 바다와 갯벌을 누벼온 생물들의 맛이다. 

멍하게 파도가 밀려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다. 바다생물이 물때에 맞춰 연안을 찾아오고, 몸을 불리고, 산란하고, 다시 먼바다로 나가는 것이 일상이다. 가장 맛있는 수확 하듯이 풍경을 감상해 보는 것도 좋다. 

꽃지해수욕장의 모래는 정말 곱게 느껴진다. 손안에 담아보아도 스스륵 흘러내리듯이 사라져 버린다. 이날 바다의 맛을 생각해 보았는데 가장 쉽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해물칼국수였다. 

TV에도 등장했다는 한 칼국수집을 찾았다. 팥과 관련된 음식, 여름에는 콩국수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김치와 깍두기가 모두 맛이 괜찮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해안가에 조개껍질이 쌓여 있는 패총 유적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걸 보면 조개는 정말 우리에게 오래된 식재료임이 분명해 보인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 따뜻한 봄이 올 무렵까지가 패류의 맛이 제일 좋은 시기로 가장 저렴하게 먹어볼 수가 있는 것이 칼국수다. 

맛의 차이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방식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생선은 먹이를 섭취하고 남는 에너지를 지방의 형태로 저장하지만 조개는 아미노산의 형태로 저장한다.  다른 때보다 한층 더 달고 풍부한 바다의 맛을 품고 있는 조개를 맛보면 아미노산이 풍부할수록 시원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맑고 시원한 국물의 주인공은 바지락이었다. 여기에 야채들이 시원함을 더했고 얇게 저며서 끓여낸 칼국수에 그 맛이 올곧이 스며들어 있다. 할미/할아비바위~꽃지~방포항~방포해변~밧개~두여전망대~장정교~ 기지포~백사장전망대~백사장항 주차장까지는 길지만 아름답다는 꽂지노을길 5코스이다. 먹고 마시고 걸어볼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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