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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0. 2022

먹는 일(食事)

청양 농부들의 인생을 먹거리로 만나다. 

식사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누군가와 식사를 한다는 것은 매일 해야 하는 일을 같이 하는 것이기도 하다. 먹는 일은 매우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으며 건강의 기반이 되어주기도 한다. 건강한 식재료와 함께 중요한 기본 원리가 바로 대화하면서 먹는 식사법이라고 한다. 여유 있게 대화를 하면서 밥을 먹는 사람들은 이 과정에서 두뇌 활동이 활발해지고, 정서적 만족감도 얻는다고 한다. 

청양 농부들의 인생을 책으로 만나듯이 식사를 하기 위해 청양의 농부 마켓이라는 곳을 방문해보았다. 농부 밥상을 먹어볼 수 있는 곳이다. 식탐이라는 것은 그냥 먹는 것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슬기로운 식생활을 탐구하는 것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밥상에 어떤 의미를 두고 살아갈까. 청양의 햇살로 밥상을 차렸다고 하는데 청양의 한자를 보면 날씨가 화창하고 따뜻한 때라는 뜻으로 봄을 이르는 말인데 맑고 따뜻한 곳이 청양인 셈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져와 조물조물 나물을 무치고 갖은양념을 넣고 고기를 야무지게 다지며 떡갈비를 일일이 손수 빚는다고 한다. 반가운 사람과 함께 나눌 밥상을 청양 농부의 수고를 고스란히 담아 갖 지은 밥상을 차린 것이다.  

육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반찬은 땅에서 나오는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밥은 예약을 하면 돌솥밥으로 짓기 때문에 먼저 전화를 해두는 것이 좋다. 잘 차려진 밥상에는 누군가의 희생이라던가 배려, 사랑이 동반되는 것이 사실이다. 각종 재료를 손질하고 향신로를 다루고 어쩌면 파나 양파를 다음으면서 자연스럽게 흘린 눈물이 있어야 하나의 밥상이 만들어지도 한다.  

오래간만에 먹는 육회의 맛이 괜찮다. 맛 좋은 육회는 냉동시켜 내놓지 않는다. 생육회가 가장 맛이 좋은데 소의 우둔살을 대부분 사용한다. 육회는 대부분 지역에서 육회라고 부르지만 육사시미는 지역마다 이름이 다르다. 대구 같은 지역에서는 뭉티기 살이라고 하고 울산에서는 막 찍기라고 부른다. 전라도는 그냥 생고기라고 부른다.  

감태를 밥에다가 싼 다음 날치알을 얹어놓은 음식도 나온다.  

나물은 우리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반찬이기도 하다. 산에서 나오는 다양한 나물은 말려두었다가 먹을 수도 있고 제철에 맞춰서 먹을 수도 있다. 

이 음식점에서 떡갈비는 음식의 중심이다. 아름은 떡과 모양이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치아가 너무 약해서 갈비뼈에서 고기를 물어뜯을 수 없는 나이 든 사람들을 위한 요리였기 때문에 효갈비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소갈비와 돼지갈비를 절반씩 섞는 이유는 소갈비만 넣을 경우 너무 맛이 퍽퍽하기 때문에, 적당히 기름기를 섞기 위하여 돼지갈비를 섞는다고 한다. 

요즘에는 음식점을 가야 생선을 먹는 듯하다. 집에서 하면 냄새라던가 번거로움이 있어서다. 

왜 먹는 것을 일이라고 했던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사람은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일이며 대화와 더불어 함께 먹는 사람과 그 의미를 되돌아보는 것은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은 고대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12진법에 따라 정리한 것을 기계식 시계로 정교화한 인위적인 발명품이지만 우리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무언가를 찾으면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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