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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8. 2022

너의 이름은...

2022년 한밭교육박물관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

때론 낯선 가족이며 낯선 친구들과 낯선 풍경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그 선이 모호할 때 잠에서 깨기도 한다. 어릴 때 필자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아직까지도 아직 만난 적 없는 어릴 적의 너를 찾기도 한다. 인연은 바드시 만나게 된다는 말이 있듯이 필자는 글을 쓰게 되는 길을 걷게 될지도 몰랐다. 어릴 때의 나를 본다면 필자는 어떤 말을 해줄 수가 있을까. 

지금 한밭교육박물관으로 활용되는 이곳은 원래 삼성초등학교 구교사였던 곳이다. 1911년에 대전의 첫 조선인 보통학교료 개교한 회덕 공립 보통학교로 사용했던 학교 건물로 현재 대전에 남아 있는 초등학교 건물 중 가장 오래되었다. 1992년부터 한밭교육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곳 박물관에서 만난 오래된 기록물 중에 교태 반공 글짓기 대회에서 입상한 상장을 보고 필자의 옛 흔적을 찾아보았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어릴 때부터 책과 글쓰기를 했던 것 같다. 당시 필자가 다녔던 서울의 화곡초등학교는 수천 명의 학생이 다니던 학교였다. 한 학년에 50명이 넘는 반이 17~18반에 이르렀던 기억이 가물가물하게 난다. 

그때의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그렇게 행복했다기보다는 그냥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글과 관련해서 상은 적지 않게 받았는데 분명히 기억나는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받은 최우수상이었다. 수천 명의 학생 앞에 나서서 상장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국민학교로 멈춘 나의 무교에 공유와 공감으로 2022년 상반기 동안 기증받은 유물이 이곳에 있다. 이곳에 있는 기록 덕분에 필자의 옛날을 회상할 수 있었다. 한 개인이 모아두었던 상장, 임명장, 졸업장들은 개인의 성장기뿐만이 아니라 교육의 변화도 함께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소중한 추억은 때론 누군가의 기억을 다시 끌어내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름을 묻는 것이기도 하다. 과거 속의 나에게 너의 이름은 이라고 묻고 싶어지는 날이다.  

2022년 한밭교육박물관에서 개관 30주년 특별전으로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 전이 열리고 있었다. 변함으로써 통한다는 것은 결국 통하는 것은 오래갈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교육은 많은 것이 변했다. 이제는 옛날처럼 학생들이 많지도 않을뿐더러 학생의 수는 상당히 적다. 대신 학생들의 상대적인 변화는 너무나 빨리 눈에 뜨이게 된다. 우리의 생활모습은 어떻게 바뀌어갔을까. 

교육이라는 것이 대중화되고 의무교육이 되면서 우리 모두 교육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을 위한 학교는 있었지만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첫 학교로 시작한 건물이 바로 이곳이다. 그래서 문화재가 박물관으로 새로 태어난 것이다. 우리 교육의 역사와 문화의 발자취들을 모으고 학생과 지역민에게 알렸던 시간이 30년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집안의 다양한 것들이 변화하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박물관 소장품 중 아직 공개하지 못했던 생활민속품을 분야별로 선정하여, 각 소장품이 시간의 흐름 속에 변하고 통하여 오늘날 우리 삶 속에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 그 모습을 따라가 볼 수가 있다.  


세월의 흐름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은 박물관으로 활용되며 건물 내부는 일부 모습이 변하기도 했지만 건물 외형과 내부 구조는 당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1982년 7월 10일 너의 이름은 무엇이었는지 다시 본다. 이런 기록이 없었다면 기억할 수 있었을까. 그때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기억한다. 너의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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