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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6. 2022

늦가을 안성

바우덕이와 먹거리가 있는 안성휴게소 

어릴 때 종교를 믿어서가 아니라 크리스마스는 왠지 설레었다. 365일 매일매일이 똑같다면 얼마나 재미가 없겠는가. 그래서 사람들은 특별한 날을 원했고 그날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특별한 날은 점점 희석이 되어갔지만 여전히 특별해지기를 원하기도 한다. 삶에는 항상 낙차가 있다. 올라간 것 같은데 갑자기 떨어지는 그런 느낌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 

어느 지역을 가다 보면 고속도로를 이용할 때가 많은데 지역마다 특별한 휴게소가 있으면 꼭 한 번씩은 들려본다. 이곳은 안성시에 위치한 휴게소로 안성을 대표하는 바우덕이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무언가를 읽는 것은 결국 사유하는 힘을 얻게 된다는 의미다. 삶의 태도가 명확해질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해봐도 좋다.  

바우덕이는 여성이다. 여성인데 기가 막힌 묘기를 보여주었던 사람이다. 별별 그램에서 보면 신체적으로 단련된 사람들의 짧은 동영상을 볼 때가 있다. 바우덕이도 그 시대에는 그런 사람이었을 것이다. 타고난 재주도 있었지만 수없이 연습해서 보여준 그 기. 예능은 조선 팔도에 알려졌다. 

안성 청룡 바우덕이 

소고만 들어도 돈 나온다 

안성 청룡 바우덕이 

치마만 들어도 돈 나온다

안성 청룡 바우덕이 

줄 위에 오르니 돈 쏟아진다 

안성 청룡 바우덕이  

바람을 날리며 떠나를 가네


- 바우덕이 관련 민요 

개인적으로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띄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의미하는 낭중지추 (囊中之錐)를 믿는다. 안성휴게소의 가을이 무르익은 만추는 그런 사자성어와 잘 어울리지 않을까. 

안성휴게소에는 안성맞춤의 로컬푸드 장터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사람들은 한우를 좋아한다. 한우(韓牛)는 한국에서 사육되는 소의 품종으로 한국처럼 수많은 부위를 골라서 먹기에 좋은 품종이다. 한우는 다른 소보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고, 불포화지방산 함량은 더 높으며, 항산화ㆍ항노화 기능물질인 카뎁킨 성분도 함유되어 있다. 특히 마블링이 좋다. 

휴게소에서 이렇게 질 좋은 부위를 나누어서 파는 곳도 많지가 않다. 당장 여기에서 판을 깔아놓고 구워 먹어도 좋을만한 고기부위들이다.  

안성시는 올해 대전 롯데시티 호텔에서 열린 '2022년 지역 먹거리 지수 시상식'에서 우수상인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지역 먹거리 지수 평가는 지자체별 지역 먹거리 활성화 노력과 성과를 계량적으로 평가해 지속 가능한 먹거리 체계 확산을 촉진하고, 로컬푸드에 대한 국민적 관심 제고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 

시상식은 농림축산 식품부가 주최하고 aT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주관하는 행사로, 전국 지자체가 평가 대상으로 참여했으며, 이 중 안성시는 평가 'A'등급을 달성해 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 

세상에는 설레는 것이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은 생각보다 넓다. 구석구석 우리가 모르는 곳이 많다. 새로운 것을 찾아 여행을 떠나면 뜻하지 않았던 행복과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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