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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7. 2022

노란 저녁

저녁노을로 아름다운 칠곡호수의 방삼마을

사물의 자연스러운 상태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맡겨두는 것을 텅 빈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밝은 지혜를 따르는 것이라고 한다.  저녁시간이 좋은 사람이 있고 아침시간이 좋은 사람이 있다. 세상의 가치들은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모두 상대적인 관계에 있으며 단지 각자에게 적합한 것이 있을 뿐이다. 노랗게 물들어가는 저녁은 어떤 시간인가. 내일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철새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시간일 수도 있다.

마을단위의 공동체는 이미 노령화 시대에 필수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전국의 구석구석에는 크고 작은 마을 공동체가 있는데 안성시에서는 동네 어르신과 함께하는, 안성맞춤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통해 마을에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사업으로 진행하면서 동시에 소득증진이 될 수 있는 특산물 생산 판매, 소규모 매장 운영, 농산물 공동 경작 판매 등 소득과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칠곡호수는 안성에서 평택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곳으로 방삼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칠곡호수로 내려오는 길목에는 큰골, 공수골, 시모골등의 옛 이름이 남아 있다. 특히 600여년의 수령을 넘은 느티나무는 마을공동체의 행사를 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칠곡호수와 같은 곳을 가면 철새들을 볼 수 있는데 거리가 먼데도 불구하고 아주 조그마한 소리에도 멀리 날아가버린다. 유유자적하게 물 위에 떠 있는 것을 보려고 할라치면 멀리 가버려서 좀처럼 가까이서 볼 수가 없다.

안성맞춤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은 단계적 진입을 추구하는 진입 마을과 마을 소득사업을 목표로 하는 발전 마을로 구분해 진행하고 있다.

칠곡호수의 위로 달이 떠 있는 것이 보인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온통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화라는 말도 이처럼 항상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의 모습으로 판단할 수 없으니 끝없는 변화가 신기할 따름이다.

2022년 동네 어르신과 함께, 안성맞춤 마을공동체 사업은 진입 마을 8개소(역전, 진촌리, 계곡, 신원 아침도시, 상동, 동막, 방삼, 갈전마을), 발전 마을 4개소(음촌, 강촌, 도기 1통, 당왕 3통 마을)가 선정되어 추진되었다.

마을회관과 아랫말, 윗말, 공수골, 시모골, 큰골, 연자방아길, 건넛말’이 이름표를 따라가다 보면 우물을 메우고 심은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지관이 이 마을은 배가 가는 형상이라 마을 안에 우물을 파면 재앙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모퉁이에 있는 옹달샘을 이용하다 가뭄이 닥치자 우물을 팠던 것이다. 그러자 변고가 일어났는데 이에 우물을 메우고 이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방삼마을에 거주하는 분들은 마을 일곱 골짜기 곳곳을 다니며, 잡초를 뽑고, 돌을 날라 화단도 만들고 꽃도 심었으며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통나무가 솟대로 비상하고, 아크릴판이 꽃바람개비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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