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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8. 2022

화폐란..

조금씩 변하는 것의 의미를 가진 것

미국의 패권이 흔들거리고 있다. 군사력과 양대 축인 경제가 예전 같지 않은 것도 사실인데 그 중심에는 달러가 있다. 미국 달러는 1970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금과 교환이 되는 신뢰가 있는 화폐였다. 그러나 베트남전에 너무 많은 돈을 쓴 미국은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거렸고 전 세계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을 때 사우디를 통해 그 탈출구를 찾았다. 달러는 더 이상 금으로 교환해줄 수는 없지만 기름을 살 때는 무조건 달러로만 사야 된다는 것이다. 전 세계 국가들은 어떤 가치를 지닌 화폐를 가졌더라도 경제동력을 얻기 위한 기름을 사기 위해서는 무조건 달러가 있어야 했다. 그렇게 달러는 오랫동안 패권을 누려왔다. 


미국이 달러로 참 편하게 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실 한국의 부동산이 터무니없이 올라간 것도 미국 탓이라고 볼 수 있다. 입지나 교육환경 등 이유를 가져다대도 돈이 시중에 넘쳐나야 올라가는 법이다. 아! 자신의 수중에 돈이 없을 수는 있다. 돈은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데 어느 곳에 이르면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친다. 2008년과 코로나19로 2020년 이후에 미국이 그 따위로 돈을 찍어대지 않았다면 적당하게 물가상승률 정도에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갔을 것이다. 


달러는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친다. 심장에서 힘차게 밀어낸 피가 손끝의 모세혈관까지 미치듯이 결국에는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미국도 그렇게 돈을 찍어내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 줄이고 있는데 큰 핏줄에는 피가 마르지 않지만 손가락 끝은 저리게 된다. 순환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이다. 미국이 달러를 그렇게 찍지 않았다면 사토시 나카모토(실제 있는지도 모르겠지만)가 쓸데없이 수학 문제를 풀어 만드는 비트코인을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인류의 문명에 발전이 될 수학난제를 푸는 것도 아니고 그냥 수학적인 계산을 비싼 하드웨어를 사용해서 오랫동안 풀면 캐낸다는 콘셉트이다. 그걸 블록체인을 통해 참여한 사람들 모두에게 기록하기 때문에 신뢰를 부여한다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금은 참 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Bar형태로 가질 수도 있고 열쇠, 금덩어리 등으로 만들어진다. 세계에 금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한국에서는 금이 가치가 있기는 하지만 화폐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국내의 금을 밀반입해서 돈을 벌었던 사람들도 있었다. 이후 국제 금시장에 연동되면서 금의 가치는 계속 상승했지만 조금씩 올라갔다. IMF 때 한국 화폐 따윈 가치가 없으니 금을 모아 하는 운동 이후에 금은 꾸준히 올라갔다. 금은 묵묵한 일꾼처럼 보인다. 세계에서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으며 고정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주식이나 암호화폐와 같은 변동성도 없다. 대신 오래된 친구처럼 묵직하다고 할까. 


돈은 잔잔히 흐르다가도 마치 계곡에 흐르는 물처럼 휘몰아칠 때가 있다. 그 구간에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암호화폐가 등장했다. 그걸로 무얼 할 수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술도 중요하지 않으며 어떻게 동작하는지도 관심이 없다. 그냥 돈이 오르고 내리는 것만 관심이 있다. 그건 도박이다. 돈을 벌면 승, 돈을 잃어버리면 패, 이것이 도박의 본질이다. 문제는 판돈이 계속 커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도박장에 많은 손님들이 있어야 큰돈을 벌 수가 있다. 여기에 사기꾼과 협작꾼이 스며든다. 딱 20여 년 전에 닷컴 버블은 기술이 있고 없고 가 상관없이 누구나 인터넷과 연관이 되어 있다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면서 살았다. 블록체인 기술은 자리를 잡게 될 테지만 화폐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귀하면 가치가 오른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해야 할 때 의미가 있다. 수많은 사기꾼들이 마치 무언가와 연동되어 있는 것처럼 가상화폐를 가치가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결국 노력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사람들의 속성을 파고들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적어도 화폐라고 하면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화폐의 가치는 바뀌지만 아주 천천히 바뀌게 된다. 하루아침에 바뀌는 가치를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나의 잔 안에 든 화폐는 딱 그만큼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질 때 약속이 이루어지는 법이다. 그런데 가상화폐는 생각보다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많다. 그걸 만들기 위해 쓰는 전기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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