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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17. 2022

겨울 멋쟁이

시간의 경계에서 걸어본 칠갑호의 데크길  

12월이 벌써 반절이 지나가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이 아니라 이제는 2022년과 2023년의 경계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2023년은 어떤 한 해가 될지 걱정 혹은 설렘이 교차하는 시기가 바로 이때다. 흰 눈이 내리는 공간에서 만나는 순백의 순수함과 욕심 없는 마음으로 살기를 바라기도 한다. 하얗게 빛나는 숲은 겨울만이 줄 수 있는 하나의 풍경으로 남는다.

겨울 멋쟁이는 추위로 인한 에너지 소비가 많아서 제철 음식을 찾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바다의 해산물도 좋지만 철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이 겨울에는 음악의 시인이 있어도 좋다. 자신의 고독과 슬픔을 음악에 담아냈던 슈베르트는 음악의 시인이자 영혼과 소통하는 언어를 알았던 사람이기도 하다.  

칠갑산 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칠갑호가 있는데 칠갑호의 주변으로는 데크길이 만들어져 있다. 눈이 수북하게 내린 날 데크길에도 눈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날은 하얀, 갈색, 푸른, 마음빛 등 천연의 빛을 품은 겨울 청양을 만나러 떠나본다.  

칠갑호 둘레를 따라 수많은 속살을 품은 데크길을 따라가며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보는 것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줄 것이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리는 것도 좋다.  

이곳에 자리한 칠갑산은 백제 때 ‘사비성의 진산’으로 여겨졌으며 이 때문에 주변에 명승과 명찰이 많이 남아 있다. 칠갑호의 규모는 크지 않으나, 골이 깊고 숲이 우거져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지난 1996년 조성된 이래 가족단위나 연인, 친구 등의 휴가지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칠갑산 자연휴양림은  난방과 취사, 샤워가 가능한 통나무집, 원두막, 야영데크, 산림문화휴양관, 세미나실, 전망대 등이 있다.

천연림이 내뿜는 자연에 취하고, 흰 눈 아래로 흘러내려오는 물이 주는 여유로움에 취하다 보면, 세상살이에 지친 마음이 절로 치유되는 기분을 느껴볼 수 있다.  

칠갑산(七甲山)이 있는데요. 칠(七)은 천지만물의 생성원리인 지·수·화·풍·공·견·식(地, 水, 火, 風, 空, 見, 識)을, 갑(甲)은 천체운행의 원리가 되어준다.

충남 청양군이 제출한 ‘칠갑호 수상관광 조성사업’이 충남도 주관 2023년 관광자원개발사업 공모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주요 사업은 스카이워크와 연결되는 수상 엘리베이터, 수상 캠핑 시설, 집라인, 산책로 조성 등으로 사업이 완료되는 2025년에는 칠갑호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체험이 가능할 듯하다.


추운 겨울에도 눈이 주는 자연의 빛을 뽐내는 청정 청양에서 색다른 매력을 마음껏 즐기시면 좋다. 많은 것은 아니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겨울 여행. 자연의 빛 품은 청양의 겨울 매력을 꼭 만나보시길... 이날의 여정은 여기까지다.

눈 내린 산은 어딘가의 덤블 속에서 숨어 있는 산새들의 울음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오기도 한다. 설화가 만발한 청양 칠갑산의 하얀 설경은 새파란 하늘 아래 더욱더 눈이 부시게 보인다. 눈밭을 해치며 걸어보는 이곳에서는 진정한 나와의 시간을 만나볼 수 있다. 눈이 그친 날 훌쩍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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