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Dec 25. 2022

겨울순두부

경주에서 먹는 서민적이지만 옛날의 맛

철에 따라 맛있는 음식들이 있다. 한여름의 무덥고 가을의 다채로운 색을 보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겨울이 오면 어떤 즐거움이 있을까. 겨울철에 먹을 수 있는 먹거리 중 매생이는 계절음식의 참맛이자 여유로 따져보면 파래와 다를 것이 없지만 별미 중 별미다. 가족과 어떤 음식을 먹을지 생각한다면 많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 경주하면 순두부가 잘 알려져 있다. 어디를 가더라도 그곳에서 맛있다는 것을 선택해야 즐거움이 있다. 

오래간만에 어머니를 모시고 멀리까지 여행을 했다. 뭐 필자야 이 정도 거리는 한 달에 두어 번씩은 가지만 일반적으로 운수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1년에 두어 번가는 것도 쉽지가 않다. 경주는 수학여행의 대표적인 도시다. 지금이야 제주도와 동남아로 가는 학교도 많지만 천년고도 경주는 수학여행하면 선택권이 없을 정도의 대표적인 여행지였다. 

신라의 별궁으로, 신라의 태자가 사는 곳으로 동궁(東宮)과 월지(月池)는 경주시에 위치한 통일신라 시대 궁궐 유적이다.  인공 호수는 신라 왕궁 안쪽의 친수 구역으로 경복궁의 경회루처럼 풍류와 연회 장소로 만든 곳이며 통일신라 정원의 원형이 잘 보존되었고 건축 양식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유물들이 많이 나왔다.

여행에 들어가는 비용을 대부분 필자가 쓰더라도 어머니는 중간중간에 한 끼를 꼭 사려고 노력을 하신다. 어릴 때 제대로 된 외식 한 번 해준 적이 없었던 그 기억 때문일지도 모른다. 밖에서 잠만 자면 아침을 꼭 챙겨 먹기 때문인지 몰라도 아침이 되면 배가 고프다. 경주에서 유명하다는 맷돌 순두부집은 예전에도 가본 적이 있었다. 예전이라고 하지만 13년쯤 된 듯하다. 이곳으로 발걸음을 해보았다. 

빨간색의 순두부보다는 흰색의 담백한 순두부를 좋아하는 편인데 모든 음식은 고유의 맛을 느끼는 것이 좋다. 뭐가 뭔지 모르는 그런 애매한 맛보다는 고유의 맛을 좋아하며 모든 것이 그러한 듯하다. 겨울에 먹는 순두부는 향긋하고 고소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난다. 순두부의 입자가 누에실보다 가늘고 뭉쳐있는 것을 보면 쇠털보다 촘촘하다. 


세상에는 많은 음식이 있다. 배달시켜서 먹는 것이 일상이 된 지금도 우리는 어떤 것을 먹고 마시는지에 대한 의미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담백한 맛과 몽글몽글한 식감을 가지고 있는 순두부는 압착 단계를 거치지 않아 수분감이 많다. 만들어낸 순두부는 그대로 간단한 양념장과 함께 먹기도 하는데 나이가 드신 분들에게도 부담이 없어서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섬진강 참게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