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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8. 2016

베트남에서 인연

15개국 사람들 이야기

베트남에서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로는 다낭, 하노이, 호찌민이 대표적인 곳이다. 그중 호찌민은 베트남의 독립을 상징하는 곳으로 수많은 외국인이 찾는 도시이기도 하다. 8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는 호찌민은 베트남 제 1의 도시이면서 75년까지는 남베트남의 수도로 사용된 곳이다. 프랑스 보호령 당시에 코친차이나의 수도로 사용되기도 했던 이 도시는 1976년 남북 베트남이 통일되면서 호찌민시티로 개명되었다.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온 여성으로 모스크바에서 남성은 모스크비치, 여성은 모스크 비치카라고 부르는데 그것을 주제로 이야기하자 베트남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을 줄 몰랐다는 표정으로 필자를 바라보았다. 


러시아에서 왔다는 세명의 여성과 대화는 의외로 재미가 있었다. 처음 만남에도 철학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외국인들만이 가진 강점일까? 러시아 사람이라면 모두 안다는 발레의 여왕 안나 파블로바를 알고 그녀가 했던 말 중 "성공은 행복이 아니다. 행복은 나비처럼 잠시 나타나서 우리를 즐겁게 해 주고 날아가 버린다."를 언급하자 어느새 같이 여행했던 사람들처럼 친숙해졌다. 


Before I die, I want to be completely myself. 이 문구는 필자가 여행하는 이유라고 설명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그녀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고 떠난다. "카카 야 크라시 비야 제 부시 카"

호찌민시 전쟁기념관 1층 샵에서 일을 하고 있는 분으로 미소가 아름다워 말을 걸었다. 영어에 능숙하지는 않지만 몇 마디 만으로도 친해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한국 사람들은 미소가 참 어색할 때가 많은데 왜 이렇게 미소가 자연스러운지 참 보기가 좋다. 


베트남에서 한국보다 더 먼 곳 잉글랜드에서 혼자 여행 왔다는 그녀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베트남전 동영상을 보고 있었다. 큰 물통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니 베트남 날씨가 덥긴 더운 모양이다. 잉글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최근에 일어난 브렉시트가 아닐까. 그녀에게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 듯했다. 혼자서 이 먼 곳까지 여행 온 그녀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관광객들을 위해 베트남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그녀. 

베트남 전통 악기는 보통 네 개로 추려지는데 베트남 전통 기타인 당응윗, 한국의 가야금과 느낌이 살짝 비슷한 당짠, 당짠은 한국의 가야금이나 거문고에 비견되는 낀 족의 전통악기로 줄이 16개라 텁룩이라고 ㅜ르기도 한다. 소수민족에 의해 사용되는 악기의 종류는 무려 100여 종이 넘는데 그중에서 베트남을 상징하는 악기는 그녀가 연주한 당니가 아닐까. 

그녀와 대화는 하지 못했지만 의외로 베트남을 찾은 이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랍권 여성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것으로 얼굴만 내놓은 쓸 것으로 상체를 가리기도 한다. 

어느 나라 일까 궁금했던 여성 중 한 명으로 어디서 왔냐고 묻자 뉴질랜드에서 왔다고 답을 해주었다. 뉴질랜드는 반지의 제왕의 나라라 정말 반가운 사람이었다. 언제 시간과 여력이 되면 뉴질랜드의 반지의 제왕 촬영지를 꼭 가보겠노라고 짧은 대화를 끝으로 떠난다. 

묘한 조합이기도 하고 어떻게 만났는지 궁금해서 적극적으로 다가가 보았다. 왼쪽부터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미국에서 왔다는 사람들의 조합이다. 찍은 사진을 보내주겠다고 하자 흔쾌히 메일 주소를 알려준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곳이어서 그런가. 프랑스 사람들도 적지 않았는데 이 연인(?)들도 프랑스에서 온 사람들이다. 필자는 베트남 여행의 첫날이었는데 이들에게는 마지막 날이었다. 자신이 쓰는 메일 주소를 두 개나 알려준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외국인 아이는 특히 눈이 이쁘다. 베트남 사람들의 미인 기준은 하얀 살색이라고 하는데 이 아기도 뽀얀 살결을 가진 귀엽고 이쁜 얼굴을 가졌는데 무표정한 것 같으면서도 묘한 느김이다. 

한 나라의 우체국이 관광지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을까. 베트남 호찌민시의 중심에 있는 우체국은 여행지의 중심 역할을 한다. 그리고 외국인들이 이곳에서 직접 자신의 국가로 포스트카드를 쓰기도 한다. 혼자 앉아서 포스트카드를 쓰는 여성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앞에 앉았다. 

다소 강한 억양을 보여주는 그녀는 독일인이다. 베트남 여행이 어떠냐고 묻자 아주 좋은 곳이고 많은 것을 보았다며 높은 만족도를 보여주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어떤 인상을 받고 떠날까. 

베트남은 특히나 오토바이가 많은 곳이다. 앳되 보이는 아이들도 오토바이를 탄다. 물론 나이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사진에 찍힌 그녀는 한국으로 말하면 중학생이다. 수줍어하면서도 카메라 렌즈 앞에서 자신의 미소를 보여준다. 

호찌민시에서는 매일 저녁에만 열리는 시장이 있다. 그곳에서는 정말 다양한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야시장을 즐기는 것을 볼 수 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온 남녀 네 명은 베트남에 온 지 한 달이 되었다고 한다. 안주 없이 맥주를 먹던 필자에게 자신들이 주문한 해물 요리를 자꾸 준다. 

둘째 날이었나? 숙소 근처의 비어 샵에서 만난 잉글랜드 커플들이다. 나이는 4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데 무척이나 유쾌한 사람들이다. 이런 여행을 다니는 것을 무척이나 즐긴다고 한다. 이날 가게 사장이 자신의 베트남 친구들과 놀다가 필자를 끼워준다. 덕분에 추가적인 부담 없이 요리를 비롯하여 맥주를 엄청나게 먹었다. 다음에 베트남 호찌민을 방문하면 언제든지 술과 요리를 대접해주겠다는 친절함을 베풀어 준다. 

베트남 여행에서 가장 베트남 여인 같은 사람이다. 베트남이 미국에 저항할 당시를 그대로 놔둔 곳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는 그녀는 단아해 보이는 미소에 친절한 사람이다. 

엄마와 딸이 같이 온 이 일행들은 체첸에서 온 여행객이다. 베트남은 한국에서 셀카봉이 유행하고 1년쯤 있다가 셀카봉이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외국인들도 엄청나게 많은 셀카봉을 가지고 자신들의 모습을 찍고 있었다. 

포즈를 잡아주기를 요청하자. 거리낌 없이 그녀들만의 환한 미소를 보여준다. 역시 미소는 만국의 공통적인 친화적인 제스처 중 하나다. 원래 인간은 선사시대에는 미소가 없었다. 미소를 짓고 웃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

20살이라는 베트남 여성의 귀여운 포즈는 필자가 만들어주었다. 사진 찍기를 쑥스러워하자 귀엽게 보일 수 있는 포즈를 알려주었다. 호찌민에서 태어나 여행지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는 묘하게 사랑스러운 매력을 가지고 있다.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는 시원시원한 의상을 입고 있다. 남자 친구가 사주었다는 2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있는 그녀는 미소가 이쁘다. 

베트남 호찌민의 유명한 여행지인 붕타우는 아직 가본 적은 없지만 하와이랑 비슷한 느낌이다. 필자만 그런가 톰 크루즈 주연의 칵테일이 연상된다. 1988년작 칵테일은 대학 졸업장이 없어 취직을 못했던 브라이언이 휴양지의 바텐더로 일하면서 만난 여성과의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다. 

부모와 같이 이 소녀는 좀처럼 웃지 않는다. 

무려 7명이 같이 베트남을 왔다는 이 여성들은 잉글랜드에서 왔다. 같은 학교를 나왔다는 그녀들은 베트남 먹방에 빠져서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호찌민에서만 10일을 보낼 것이라는 그녀들은 이제 여행의 절반 정도를 보냈다. 

베트남 호찌민 여행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그녀는 필자가 그토록 가고 싶은 스칸디나비아 지방의 한 나라 노르웨이에서 왔다. 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막역한 동경을 가지고 있는 그곳은 설렘과 아련함이 있는 곳이다. 특히 겨울 여행의 매력이 가득 담겨 있는 그곳에는 조만간 가보고 싶다. 


4~5일의 짧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이 있어서 삶은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멋진 방법 중 최고로 꼽히는 것은 바로 여행이다. 숱한 사람들의 짧은 만남과 이별이 있었던 이 여행이 끝났기에 필자는 언제든 다시 떠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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