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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6. 2017

쌀국수

베트남의 특식 메뉴

베트남은 어디를 가더라도 항상 만날 수 있는 국민음식이 있다. 한국에서는 쌀국수로 알려진 베트남 음식 포이다. 어느 지역을 가도 먹어볼 수 있지만 맛은 모두 다르다. 심지어 100m 거리에 있는 음식점마다 맛이 모두 다르다. 그렇다면 김치 맛도 음식점마다 다르지 않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은 반찬이지 요리라고 보기 힘들다. 음식점마다 쌀국수 맛의 차이는 전주비빔밥과 진주비빔밥의 차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국물이 있거나 때론 소스로 먹어볼 수 있는 베트남의 누들 수프인 포(Pho)는 베트남 전통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으로 역사가 상당히 오래된 것 같지만 생각만큼 오래되지는 않은 음식이다. 학계의 의견에 따르면 100여 년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지금도 서민적인 음식이지만 처음에 생겨났을 때는 길거리나 전통시장의 구석에서 팔던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호텔들에서 조식 등으로 제공되는 포는 조금 심심하다. 한국에서 잘 알려진 쌀국수가 이것보다 조금 더 심심하다고 보면 된다. 그렇지만 아침에 먹기에 부담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매일 아침 쌀국수가 나오지만 1주일 동안 한 번도 똑같은 쌀국수가 나오지는 않는다. 육수가 다르고 위에 얹는 고명이 다르며 내용물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건 포처럼 생각되는 인스턴트 쌀국수이다. 한국의 일반 컵라면을 조금 고급스럽게 담아놓고 각종 해물과 청경채를 넣어 마치 요리처럼 내놓았다. 주로 이런 형태의 음식은 해변가나 유원지 등에서 파는 듯하다. 간단하면서도 나름 영양가가 있는 맛이 나쁘지 않다. 식감이 일반 쌀국수를 먹는 것이 아니라 살짝 라면 국물 맛이 묻어나는 듯한 그런 간식 정도다. 

베트남 붕타오의 거리에서 먹은 음식인데 생각보다 고기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을뿐더러 국물의 진하기가 웬만한 사골 음식 저리 가라고 할 정도 수준이다. 게다가 비계는 어찌나 두툼하게 들어가 있는지 이걸 다 먹어야 하는 건가?라는 궁금증을 들게끔 만든다. 이 정도의 고기를 넣은 제주도 고기국수를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듯하다. 게다가 한국 돈으로 2,000원 정도이니 가성비는 말할 것도 없다. 

베트남 사람들은 쌀국수를 먹을 때 고명을 무척이나 중시한다. 각종 야채가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 고명을 자신의 취향에 맞춰 넣어 먹는데 대부분을 넣어서 먹는 편이다. 필자의 경우 아직까지 익숙하지 않은 냄새의 고명은 빼지만 이제는 냄새에 적지 않게 익숙해진 것 같다. 

붕타우의 한 호텔에서 점심으로 먹는 이 쌀국수는 지금까지와 달리 면발이 국수와 달리 얇게 눌러 펴서 쫄깃한 느낌의 식감이 좋다. 그리고 고명도 적지 않게 나오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한 뒷맛이 좋다. 

붕타우의 특급 호텔에서 먹어본 쌀국수다. 각종 야채와 먹거리가 풍부하게 들어간 비빔 베트남 국수는 어떨까라는 호기심에 메뉴를 주문했다. 고기와 고수 등의 향신료가 들어갔는데 한국의 비빔국수와 전혀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살짝 짠듯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각종 야채가 어우러져서 식감이 꽤나 괜찮다. 

호텔에서 나오는 쌀국수의 고명을 보면 호텔마다 다르지만 조금 절제된 느낌이다. 맥주 한 잔과 궁합이 참 잘 맞는 쌀국수의 고명은 대부분 한국인의 입맛에도 맞을 듯하다. 나온 고명을 모두 쌀국수에 넣고 먹어도 좋다. 

쌀국수에는 고기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각종 해물이나 어묵 같은 것을 넣은 쌀국수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먹는다. 어묵에 밀가루를 거의 섞지 않아서 그런지 쫄깃함이 참 좋다. 그리고 베트남의 문화가 그런지 모르겠지만 주말에 가족과 친 적이 모두 모여 호텔로 와서 푸짐한 식사를 하면서 친목을 다지는 것이 일반화된 듯하다. 

베트남 호찌민의 한 공항 라운지에서 먹은 식사다. 베트남답게 쌀국수는 항시 준비가 되어 있는데 베트남 볶음밥과 각종 먹을거리가 있어서 2~3시간은 거뜬히 버틸 수 있다. 


일본의 오사카와 교토에서 유명한 라멘을 먹은 기억이 난다. 면을 소재로 한 음식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라멘이 아닐까. 그러나 베트남의 쌀국수는 라멘과 다른 느낌이 있다. 인스턴트식품인 라면은 아무래도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꺼려지는 음식이지만 라멘은 그것보다 조금 더 음식에 가깝고 쌀국수는 그것보다는 그냥 내추럴 푸드에 더 가깝다. 음식도 문화이며 자산이라고 본다면 베트남의 쌀국수(포)는 미래에 훌륭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음식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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