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대바위가 겨울에 불을 밝혀주는 추암해변
오래전에도 해는 항상 그 모습을 하고 동해바다로 떠올랐다. 이제 고려의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왕 씨의 나라가 이제 그 힘을 다하고 이성계가 태양의 힘을 받고 있었다. 이 씨 왕조가 시작될 것 같은 분위기 속에 고려의 마지막은 혼란 그 자체였다. 뒤숭숭하던 그 시기에 많은 사람이 살았지만 심동로 역시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다. 그는 삼척 심 씨의 시조다.
해가 걸려 있을 수가 있을까.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가장 많이 부른 노래 중에 애국가만한 것이 있을까. 애국가에서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기암 끝에 걸려 있는 모습이 나온다. 자주 보았던 그 영상 속의 바위가 바로 동해시에 있다. 추암해변에 있기에 추암촛대바위라고 불리며 해돋이 명소로 유명하기도 한다. 동해바다의 동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동해시를 만나기 위해 추암해변을 찾았다. 이곳이 얼마나 좋았는지 삼척 심 씨의 시조인 심동로가 벼슬까지 버리고 이곳에 왔을까.
2023년의 새해가 밝을 때에 이곳에 올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이곳은 동해의 일출명소다. 멀고 먼 이곳까지 와서 해가 뜨는 모습을 보고 싶을 정도로 기암괴석이 이곳에 즐비하다.
기암괴석이 늘어선 해안절벽과 고운 백사장이 아름다운 해변에는 애국가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렇다고 해서 귀에 이명이 들리는 것은 아니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다.
동해의 바다는 항상 보아도 너무나 맑다. 지인에게 그 맒음이 필자와 같다는 말을 했지만 답이 없는 것을 보니 인정을 하고 싶지 않은가 싶다.
추암해변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기암괴석과 추암의 아름다움을 만끽해 본다. 추안배변에 영문으로 쓰인 조형물은 바다와 해변 기암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밤에는 파스텔톤의 조명이 켜져 은은한 야경을 선사하지만 밤에 얼어 죽을 것 같아서 나와보지 못했다.
이곳이 바로 앞서 말했던 삼척 이 씨의 시조라는 심동로가 지었다는 정자인데 이 정자는 1790년에 중수한 것이다. 지금도 꾸준한 관리를 하고 있다. 강원도 사투리를 처음 들었던 것은 바로 영화를 통해서였다. 웰컴투동박골이라는 영화였는데 구수하면서도 제주도의 방언과는 다른 느낌이랄까. 그 방언 중에 어때? 는 어드래? 가 있는데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지지만 어딘가 모르게 따스하다.
이제 촛대바위를 보기 위해 걸어서 올라가면 된다. 그리 많이 오르지 않아도 촛대바위를 만나볼 수 있다.
동해시의 해돋이 명소인 추암해변은 4월 추암관광지에 추암조각공원 빛 테마공원을 완공하고 하반기에 미디어 파사드가 설치되면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동해안 대표 야간 경관 명소로 탈바꿈될 듯하다.
인간의 시간으로는 정말 짧은 시간이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 이런 모습을 만들어낸다. 추암(CHUAM. ㅊ ㅜ ㅇ ㅏ ㅁ ) 글자를 이용해 설치한 조형물은 낮에는 의자로 활용되고 야간에는 빛으로 추암을 알리는 랜드마크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어볼 수 있다.
해가 걸려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고 뒤로 내려가면 추암해수욕장으로 내려가볼 수 있다. 모래가 잔잔하면서도 부드러운 해변이다.
위에서 내려오는 물이 모래를 살포시 헤치고 바다로 흘러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다에서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소리가 귀를 즐겁게 만들어주고 있다. 이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이 순간을 디지털에 담아 보낸다.
심동로가 아름다운 동해의 해변에 자리 잡고 살았던 1361년의 촛대바위는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으면 그가 이곳에 내려오고 북평 해암정을 짓고 살기 시작하고 30여 년이 흐른 1392년 조선은 개국하였다. 심동로의 선택이 얼마나 현명하였는지 몰랐지만 적어도 추암해변의 촛대바위를 매일 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