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의 색감

어사리의 바다는 가보지 않으면 모를 겁니다.

세상이 아름답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득 생각지도 못했던 책을 펼쳤을 때 딱 보기 좋은 구절만 있다면 그것처럼 마음에 쏙 드는 일만 생기면 좋겠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세상의 생물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대사율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생물이 하는 거의 모든 일에 관한 삶의 속도를 정하는 생물학의 근본 속도가 대사다. 저 멀리 넘어가는 태양에서 받은 생명의 불꽃이며 생명의 연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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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와 모래가 많다는 홍성의 어사리는 때론 벅찬 풍경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영우가 좋아했다는 고래는 바다에 살고 기린은 목이 길고 두 다리로 걷는 두 사람은 행복한 모습이다. 저녁에 붉게 물드는 남녀의 뒤편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낮에는 푸른 하늘빛을 담고 저녁에는 노을로 붉게 물들며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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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공모 '2023년 코리아둘레길 쉼터운영 및 프로그램 지역관광자원 연계 프로그램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된 구간이 바로 이곳을 지나간다. 홍성의 서해랑길 63코스는 천북굴단지부터 서부면 궁리까지 홍성의 아름다운 서부 바닷길을 끼고 걸을 수 있는 11.2㎞의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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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이 바다를 채우고 있는 이곳은 나만의 노을 남기기에 딱 좋은 곳이다. 하늘로 뻗는 구름이 마치 우리의 몸을 이루고 있는 신경망과 닮아 있다. 우리의 순환계는 고전적인 형태의 계층 구조를 이루면서 갈라져 나가는 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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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홍성 바다의 모습은 이러했다. 낙조도 아름다운 서해랑길은 서쪽 바다와 함께 걷는 길이란 뜻이을 가지고 있다. 서해랑길은 국내 최장 거리(약 1800km)로 모두 109개 코스로 이뤄졌다. 5개 광역단체(전남·전북·충남·경기·인천)와 31개 기초단체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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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보니 색감은 흑백인데 아름답게 보인다. 동해처럼 푸르지 않은 바다지만 이 정도로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서해랑길은 바다를 따라 걷는 길이라 경사가 급하지 않아서 좋다. 바다를 전망하는 전망대와 함께 쉼터, 바다에 스치는 나무 소리와 바다의 소리도 제법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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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색깔이 명확하게 보이는 순간이 있다. 물론 눈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서가 가능하다. 어떤 것은 진하게 보이게 하고 어떤 것은 흐리게 만든다. 그러다 보면 마음속의 세상이 어떠한지 잠시 느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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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름다운 바다도 있지만 때론 의외의 장소에서 새로운 것을 볼 때가 있다. 세상에는 항상 눈에 보이지 않는 지도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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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간도 상상해보고 바다를 보면서 걸어보았다면 조금은 바다로 나아가보아도 좋다. 어사리라는 지명처럼 물고기가 데크 위로 올지 누가 알겠는가. 홍성의 바다는 해넘이 풍경이 제 맛이라고 하지만 그냥 이 순간의 이 느낌도 참 좋다. 사진 명소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곳이지만 가끔씩 보이는 갯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어민들의 모습이 바다와 제법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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