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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3. 2023

황희의 일상

강원도관찰사가 머물었던 공간 강원감영

추운 겨울날이지만 그렇게 춥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여유가 있어서일까. 그냥 하루하루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하고 베푸는 것이 좋았다. 책을 읽고 있을 때에도 마당에 있었던 복숭아나무에서 아이들이 잘 익은 복숭아를 따고 있을 때에도 맛 좀 보자는 말로 했지만 아이들은 모두 다 따라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그걸 먹고 싶었던 아이들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지금은 장수군이라는 지역은 그의 본관이기도 했다. 

포정루 앞에도 새 관찰사를 보려고 백성들이 모였던 그때를 기억하고 있다. 강원도관찰사였던 사람들의 흔적을 새긴 비가 흰 눈이 녹지 않은 곳에 그 모습을 지키고 있다.

일인지상 만인지하라는 자리인 영의정에 18년이나 머물렀던 사람이 있다. 청백리이면서 교과서에서는 누런 소와 검은 소중 어떤 소가 가장 일을 잘하느냐고 물었던 일화로 알려져 있다. 소라고 하더라도 보이는 곳에서 말하지는 않는 법이라고 말했던 농부에게 깨달았다고 한다. 


이곳은 강원도의 중심관청이었던 원주시의 강원감영이다. 강원감영에는 강원도관찰사가 머물렀는데 그중에 방촌 황희도 있었다. 황희정승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곳에 머물면서 지방자치에 치세를 했었다고 한다. 전국에 남아 있는 감영 건물 중 가장 크고 오래되었으며, 역사ㆍ문화ㆍ건축적 가치와 의미에 의해 2021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되었다. 

강원감영은 강원도의 원주에서 한 번도 자리를 옮긴 적이 없었던 곳이다. 선화당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667년 중건된 후 그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조선 후기 관아 건물의 특징과 아름다움 볼 수 있다. 

이곳에는 다양한 역사기록들이 남아 있다. 크지는 않지만 강원감영에 대한 이야기를 접해볼 수 있다. 황희는 세종이 될 충녕대군이 세자로 책봉되는 것을 반대했다. 그렇지만 세종은 황희가 자신이 세자에 책봉되는 것을 반대했고 외숙부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지만, 그의 사람됨이 바르다는 것을 알고 과감히 유배에서 불러들이게 된다. 

 방촌 황희는 고려시대에 처음으로 관직에 올랐던 사람으로 조선이 건국되면서 70여 명의 고려 유신과 함께 두문동 72현과 함께 개성 두문동에 들어가 외부와 일체 연락을 끊고 고려 왕조에 대한 지조를 지키려 하였다고 한다. 

두문불출이라는 사자성어는 긍정적으로 때론 부정적으로 쓰인다. 어딜 밖에 나가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사자성어는 바로 유학자들이 두문동에 들어가서 조선에 벼슬을 하지 않기 위해 나오지 않았던 것에 기인한다.

원주 강원감영의 등청문이라는 의미가 좋다. 맑게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두문동에 들어갔던 황희는 당시 가장 어렸는데 제대로 일할 사람이 필요했던 조선에 어떻게 하다 보니 관직에 나아가가게 된다. 그가 강원도관찰사로 어떻게 부임하게 되었을까. 

춘향전으로 유명한 남원에서 광한루도 만들었던 황희가 관직에 복귀하게 된 것은 1422년이다. 그리고 1년 뒤인 1423년 5월 예조판서를 거쳐 7월 기근이 장기화된 강원도관찰사로 나가 백성 구휼을 잘하고 선정을 펴서 민심을 얻게 된다. 

강원도는 감자 혹은 고구마가 유명하다. 대한민국에서 농사를 짓기에 가장 척박한 곳이 아닐까. 그래서 강원도 하면 감자라던가 옥수수가 연상이 된다.  

강원도의 중심지였던 곳이니만큼 수많은 건물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규모가 많이 축소되어 있다. 그렇지면 후원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겨울에도 그 운치를 만나볼 수가 있다.  

잠시 이곳에서 머물면서 정자도 건너가 보고 살얼음이 있는 연못도 바라본다. 춥지만 않다면 하루종일 있겠지만 생각보다 많이 춥다.  

체험으로는 전통 연 만들기, 걸어서 성지 순례, 전통놀이, 부채 제작, 3D펜을 통한 전통문양 체험과 강원감영 관련 관동무 시연, 합창공연, 달빛 버스킹 등의 공연이 열렸던 이곳에서는 원주라는 단일 지명으로 1,000여 년간 이어져 온 원주의 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김에 있어서 황희를 빼놓을 수는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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