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Feb 02. 2023

뮤지엄 산의 겨울

겨울여행의 매력이 물씬 풍겨 나는 원주여행

건축이나 도시계획, 도시설계를 전공하게 되면 만나게 되는 건축가중에 한 명이 안도 타다오다. 자신만의 이름을 내세운 건축물을 만들고 싶은 것은 모든 건축가들의 목표이기도 하다. 비용을 지불하는 건축주의 간섭에서 자유로울정도의 건축가는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일본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는 비용을 지불하는 건축주의 요구를 외면하면서까지 자신이 지향하는 건축물을 만드는 사람이기도 하다. 

문득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들어가 있는 뮤지엄 산의 겨울 모습이 궁금해지기도 했지만 원주의 겨울 모습을 보고 싶어서 들러보았다. 지금 뮤지엄 산에서는 나를 발견하는 여행, 살아갈 힘을 되찾는 공간 명상관이 운영되고 있다. 

뮤지엄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데 다양한 겨울 모습을 보여준다.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겨울바람이 새로운 추위를 선사해 준다. 사람들마다 뮤지엄 산에서 받아들이는 느낌은 모두 다를 듯 하지만 이런 풍경 속에서 어떤 사람들은 영감을 얻기도 하고 어떤 이는 여유를 느낄 듯하다. 

이곳은 정적인 여행지다. 주변에는 스키장을 비롯하여 골프장까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운동과 예술을 같이 탐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건물에서 콘크리트 구조체를 노출시킨 첫 사례는 1903년 오귀스트 페레와 귀스타브 페레가 파리 프랭클린가에 지은 아파트 건물에서였었다. 지금은 어렵지 않게 주변에서 노출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건물을 볼 수 있다. 

이곳이 바로 뮤지엄산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매주 월요일에는 휴관하니 참고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공부를 하면서 콘크리트와 관련된 구조공학을 공부를 했었는데 콘크리트는 정말 대단한 발명품인 것은 사실이다. 철과 모래, 시멘트, 물의 혼합으로 가장 단단한 구조물을 만들어내니 말이다.  


'인류가 지금까지 발명해 낸 최고의 구조 재료로 거의 마술과 같이 원하는 어떤 모양으로 응용된 석재로 만들 수 있다' - 네르비 

 안도 타다오가 영향을 많이 받은 건축가 르 코르뷔제는 주택을 관통하는 건축적 산책로라는 장치로 빌라 사보아에 경사로를 도입한 적이 있기도 하다. 앞서 말했던가. 도시공학이나 건축을 전공하면 르 코르뷔제는 지겹도록 듣는 사람의 이름이기도 하다. 

눈이 내린 이 계절에 뮤지엄산을 와본 것은 처음이었다. 건축가 혹은 장인의 솜씨가 극도로 제한됨에도 불구하고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설계자와 시공자는 많은 요구사항을 반영하게 된다. 

뮤지엄산을 살포시 엿보기만 하고 돌아가는 길로 내려가면 풍광이 괜찮은 골프장의 옆을 지나가게 된다. 

날이 좋아서 그런지 이곳에서 바라보니 하나의 풍경 속에 스며든 것처럼 보인다. 

겨울에 뮤지엄산과 아래로 걸어가는 길을 관통하는 여정은 건축적 산책로를 거닐며 순차적으로 만나게 되는 개별적인 장면들의 연속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탁 트인 곳에서 잠시 저 멀리까지 바라본다. 산속에 감춰진 Museum SAN(Space Art Nature)은 노출 콘크리트의 미니멀한 건축물과 어울리는 곳이다. 

뮤지엄 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계곡의 비경과 물이 잘 어우러진 곳이 나온다. 원주는 산이 많은 지역이다. 그래서 뮤지엄 산이 더 독특해진다.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가 만든 산(SAN)이라는 이름 또한 '스페이스(Space)', '아트(Art)', '네이처(Nature)'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겨울의 산이라는 공간에서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곳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겨울 잔치국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