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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03. 2023

맛이 감동해 (感東海)

묵호수변공원에서 만나보는 바다와 먹거리들 

여행을 가면  식사를 해야 하고 멀리까지 가게 되면 기념으로 그 지역에서 나오는 먹거리를 사 오기도 한다. 사 와서 쟁여놓고 먹는 것이 있고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먹거리들이 있다. 후자를 보통 간식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먹거리는 그곳을 가야 먹을 수가 있다. 동해에는 어떤 먹거리들이 있을까. 자연산 회라던가 대게, 질 좋은 오징어는 가격대가 있어서 좀 묵직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가벼운 먹거리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해오름의 고장 동해시에는 묵호수변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공원을 중심으로 가볍게 사서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들이 즐비하다. 어떤 먹거리를 선택해도 괜찮다. 

묵호수변공원에서 바라보니 유명한 도째비벨리 전망대가 보인다. 저곳까지 20여분쯤 걸어가면 도착할 수 있다. 이번에는 묵호수변공원의 안쪽을 돌아보기로 한다. 

동해는 바다색 때문인지 아니면 계절 탓인지 모르겠지만 더 파란색으로 보인다. 동해의 해오름을 생각하면 오름이 가장 유명한 제주도도 연상이 된다. 제주도에서의 삶을 이야기할 때 오름은 돌하르방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대상으로 제주도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해오름은 동해의 상징인가.  

해오름은 또한 동해시 사람들의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모태가 되지 않았을까. 사람들은 바다가 보이는 오름 기슭에 터를 잡고 동해바다로 나가 어업을 하며 살아왔다. 

묵호수변공원에는 주차공간을 넉넉하게 준비해두고 있다. 동이 튼다는 것과 해가 오른다는 것은 같은 의미이지만 느낌은 조금 다르다. 아침이 되어 밝아 오는 것이기는 한데 뜨는 것과 밝아오는 것의 차이라고 할까. 

뜨는 것을 선호하던 밝아오는 것을 반기든 간에 동해시의 사람들은 일을 시작한다. 어구들을 손질하고 배도 정비하고 만선의 꿈을 가지며 바다로 나아간다. 


동해의 바다는 충분히 본 것 같으니 아까 지나치다가 본 인절미 집을 가본다. 강릉 하면 사임당으로 유명한 지역인 것은 사실이다. 현지인이 말하기로 젊은 사람들이 모두 사간다는 강릉 사임당 인절미는 묵호수변공원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까지 왔으니 인절미를 사서 지인에게 줄 생각을 해본다. 필자가 생각해도 참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자부해 본다. 사임당은 1504년 12월 5일 강원도 강릉부 죽헌리 북평촌(北坪村) 태생으로 외가이자 그의 생가 오죽헌은 지금도 보존되고 있다. 

강릉사임당인절미는 여러 가지 맛이 있는데 다양한 맛이 함께 들어 있는 포장세트를 구입했다. 사람들이 보통 좋아하는 지폐의 인물인 사임당은 조선시대 중기의 성리학자 겸 정치인 율곡 이이, 화가 이매창의 어머니다. 인자하셨기 때문에 인절미를 만들었을까. 

이곳에서 볼 수 있는 먹거리 중에 말린 생선들이 있다. 보통 어물전은 그냥 생선가게가 아니라 가공하여 제수용이나 반찬감으로 쓸 말린 생선 등을 파는 곳을 가리키는 말이다. 

실제 홍게살이 들어갔다는 빵이다. 홍게의 모양을 그대로 만들어서 찍어내는데 붕어빵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안 들어가지만 홍게빵에는 홍게가 들어간다. 동이 트는 시각에 밝아오는 것을 보면서 맛이 감동해 (感東海)할 수 있는 묵호수변공원으로 발길을 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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