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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04. 2023

기초과학 (기초과학연구원)

기초가 뼈대를 만들고 호기심이 살을 붙인다. 

잃어버린 30년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는 일본의 2023년의 경제성장률이 한국보다 높다고 IMF는 보고 있다. 지난 IMF경제위기 이후로 처음이라고 한다. 일본이 저성장을 계속하고 있을 때에도 한국은 일본에게 계속 적자를 보고 있었다. 국가대 국가에서 적자를 본다는 것은 팔 것은 없는데 살 것만 있다는 의미다. 한국이 계속 적자를 보는 나라는 일본과 중동뿐이다. 중동은 매년 기름을 수입해야 하니 적자를 볼 수밖에 없지만 대일본 적자는 왜 계속될까. 

93 엑스포가 열렸을 때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은 정말 높았을 때다. 90년대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경제인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직장을 얻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누구나 한 직장에 들어가면 정년까지 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들었을 때다. 그렇지만 이때 벌써 대한민국의 출생률은 하방향으로 정해지고 있었다. 누구도 그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을 뿐이다. 

93 엑스포의 상징이었던 엑스포타워가 있는 곳의 건너편에는 기초과학연구원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말했던 대일본적자는 바로 기초에 대한 문제다. 일본의 산업은 기초가 튼튼하다. 그래서 한국이 수입해야 할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이 적지가 않다. 이미 소부장산업을 키워야 된다는 이야기는 나왔지만 기초과학은 1~2년 사이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로 성과가 보이는 산업에  투자를 했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곳에는 기초과학연구원이 걸왔던 길의 일부를 만나볼 수 있다. 기초과학은 공학이나 응용과학 따위의 밑바탕이 되는 순수과학으로 자연과학의 기초 원리와 이론에 대한 학문을 의미한다. 

응용과학은 이미 기초과학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원천기술은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한다. 한국의 삼성, 대만의 TSMC가 반도체기술에서 선도적이지만 모든 것이 원천기술은 미국이 가지고 있다. 

생명과 물질의 세계를 탐구하는 IBS 연구자들은 첨단 연구 장비로 미시세계를 관찰하여 상상하지 못했던 이미지를 얻었다고 한다. 특정유전자를 발현하기나 단백질을 염색하면 세포 안에 우주가 펼쳐지는 것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밤에 먼 우주를 보면 마치 암흑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암흑물질이라고 하면 검은색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암흑물질은 이론으로 계산한 질량과 관측으로 특정된 질량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물질로 물리학자들은 가장 유력한 후보 물질은 윔프(WIMP)와 액시온(AXION)이 꼽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체험할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은 신비라고 보았다. 신비는 참된 과학과 예술의 요람 곁에 있는 근본감정으로 신비를 모르고 더는 놀라지 않는 사람의 눈은 눈빛을 잃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우리는 가시적인 것만에 무게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기초과학이라던가 암흑물질은 잘 연구하고 찾는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삶은 크게 바뀌지는 않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꿀 수는 있다. 

기초과학연구원의 한 공간은 도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책을 읽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투자를 하는 것이기도 하다. 바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혹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독서다. 

모든 유전자는 생물체를 희생시켜서라도 자신의 자손을 남기려는 이기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생물은 그것을 위해 이용되는 도구에 지나지 않고 이타적인 행동 또한 이기적인 계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이다. 사람 역시 그렇게 살아온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우리의 몸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유전자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날 지인과 있으면서 잠시 읽어본 책이다. 공존하려는 인간에게만 보이는 것들로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대해 잠시 접해볼 수 있었다. 모든 것의 기초를 다지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지루한 것이 사실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 자신의 기초가 그만큼 취약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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