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이 유배를 갔던 익산 함라의 한옥마을
홍길동이라는 고전 소설을 쓴 허균이 본 세상은 어떤 세상이었을까. 홍길동은 신분타파의 대명사이기도 하고 모든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꿈꾸었던 인물의 표상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에 또 다른 히어로의 모습이기도 했었다. 연산군(燕山君) 대의 홍길동(洪吉同), 명종(明宗) 대의 임꺽정(林巨正), 선조(宣祖) 대의 이몽학(李夢鶴), 광해군(光海君) 대의 칠서(七庶) 등은 그 시대를 반영하는 캐릭터 혹은 혼란했던 시기에 백성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
익산에 가면 함라라는 지역이 있다. 지금은 한옥마을이 조성된 곳으로 허균이 길동을 만나 함라의 맛과 멋을 즐기고, 길동과 마을주민들이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려낸 국악뮤지컬의 배경지이기도 하다.
허균이 이곳에 유배를 와서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았을까. 대대로 집에 거처하면서 살았기에 여러 고택도 한옥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함라한옥마을의 길을 걸어서 돌아본다. 조선시대에 선비들이 유배를 가게 되면 생각의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된다.
유배를 가서 많은 저서를 남긴 대표적인 사람으로 정약용이 있다. 유배는 권력은 지우려 했고 세상은 간직하려 했던 사람들의 길이기도 하다. 허균은 적서차별 등의 신분적 불평등을 내포한 중세사회는 마땅히 개혁되어야 한다는 주제의식을 지닌다는 점에서 진보적인 역사의식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한옥마을이 자리한 함라면은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노동요 익산목발노래(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가 전수되고 있는데 서북경계에는 함라산(241m) 줄기가 뻗어 있다.
함라한옥마을은 열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함라면은 통일신라시대에는 임피군에 속하였으나 고려초 전주에 속하게 되었다가 조선시대에는 용안현과 합하여 안열현(태종 9년, 1409년)이라 했다.
홍길동을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밀고 있는 곳은 전라북도 장성군이라는 곳이다. 그곳도 여러 번 가보았는데 노란색의 지역이기도 하다. 전라도지역이 평야이면서 가장 많은 식량이 생산되는 지역이어서 대대로 많은 관료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이기도 했다.
함라 한옥체험관은 4만 1000㎡ 부지에 '안채'와 '사랑채' 등 숙박동 2동(245.8㎡) 7실과 식당인 '함라도문대작', 찻집 '아홉 마디 풀향기' 등의 시설을 갖추어두었는데 한옥마을체험단지 조성사업 일환으로 함라면 함라교동길 25 일원에 2013년 착공한 뒤 2017년에 개관했다.
함열에서 유배생활을 한 허균의 '요리서'에서 명칭을 따온 함라도문대작에서는 재첩국과 전복죽, 갈비찜 등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언제 한번 맛보고 싶다는 마음이 살짝 든다.
한옥은 자연을 받아들여 지어진 우리 고유의 건물이다. 오랜 유목 생활을 끝내고 마침내 정착한 사람들은 한옥마을과 같은 곳에서 안정과 평화를 느끼고자 했었다.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방문만 열면 계절의 변화를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익산의 함라한옥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이곳에 머물렀던 허균은 단적으로 표현하면 한 세기에 날까 말까 한 천재적 시인이요 문사이자 최초로 국문소설을 쓴 작가였으며 공주목사에서 밀려난 뒤 그는 함열에서 귀양살이를 했고 이어 부안에서 살았다. 부안은 백합죽이 유명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