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인생에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된 책
슬램덩크가 완결이 된 지 벌써 26년이나 되었다. 그리고 개봉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관객수가 300만 명을 돌파하고 다시 만화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두 달 새 100만 부 넘게 팔렸다고 한다. 지금 책을 주문해도 다음 달에 받는다고 하니 옛날에 산 슬램덩크가 산 필자는 승자인 셈 인다. 결점과 트라우마를 가진 채치수와 강백호, 타고난 재능을 가졌던 서태웅과 정대만 등은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만화를 거의 보지 않지만 20대까지만 하더라도 일반 책을 제외하고 읽은 만화책의 수를 세자면 4~5만 권은 충분히 될 듯하다. 만화를 그리면 집중하는 느낌이 들어서 만화에 빠졌던 것 같다. 지금은 남아 있지 않지만 좀 큰 작품을 그릴 때면 한 달이 걸릴 때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그림이 남아 있더라면 어땠을까란 생각도 든다.
제도할 때 사용했던 노트 링 펜은 만화를 그릴 때 많이 활용되었다. 노트 링 펜도 가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이야 사용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과거에는 제도를 하려면 노트 링 펜은 필수였다.
지금은 많은 분야에서 재능을 펼칠 수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재능은 공부에만 국한이 되어 있었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은 성과 중에서 특별히 잘할 수 있는 재능을 예리하게 찾아내 그 부분만 집중적으로 훈련하면 어느 순간 빠르게 가속을 받기 시작한다.
왜 만화를 그리고 싶어 했는지 이유는 없었다. 그냥 느꼈던 감성을 그대로 남겨두고 싶은 생각이 그랬던 듯하다.
필자가 만화를 그리는 것은 23세에 멈추었다. 만화를 그리는 것은 재미있는 것이었지만 가고 싶은 길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었지만 과거 나의 모습을 투영한다. 유물처럼 남아 있는 만화를 보며 옛날에 이랬구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신중하면서 계획된 노력은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고 재미도 없지만 실행하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남들과 차별성을 가진다.
젊음의 장점은 바로 미친 듯이 빠져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친 듯이 놀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만의 색을 찾아서 해보고 그것에서 길을 찾으라는 의미다. 나이가 들게 되면 미친 듯이 무언가에 빠진다는 것은 상당히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돈과 상관없이 무조건 해볼 수 있는 때는 젊을 때다. 젊어서 놀면 나이가 들어서 아무것도 남지 않지만 재능을 키우면 나이가 들어서도 시도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