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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무게

홍성 남산에서 걸어보고 겨울을 마무리해 보다.

침묵을 언제 지켜야 하는지 언제 깨야 하는지를 잘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의 무게를 드러내준다. 침묵을 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왜 사람이 말을 하려고 할까. 말을 하고 싶다는 욕구를 이기지 못하게 되면 실수가 뒤따르게 된다. 하지만 꼭 해야 할 때가 있다. 말을 해야 할 때 안 하고 하지 말아야 할 때 하면 엇박자를 만드는 것이다. 계속 엇박자가 모여 만들어진 삶의 음악이 듣기에 과연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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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유난히도 짧게 느껴진다. 다른 달보다 길게는 3일, 짧게는 2일에 불과할 뿐인데 유독 짧은 것은 심리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2월에 생일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더 압축적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짧게 느껴지는 28일 동안에 태어난 사람을 뒤로하고 3월 1일이 오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만세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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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홍성에도 있는 남산이라는 지명이 붙은 낮은 산에 자리한 남산공원이다. 내포문화숲길 홍성센터가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내포문화숲길은 가야산 주변의 4개 시군 (서산시, 당진시, 예산군, 홍성군) 이 내포 지역의 역사, 문화, 생태적 가치를 바탕으로 연결한 장거리 도보 여행길이며 총거리는 약 320km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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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의 충령사와 만해 한용운 동상이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내포란 사전적 의미로 바다나 호수가 육지로 휘어 들어간 부분 즉 내륙 깊숙이 바다와 연결되는 물길을 통하여 포구가 형성되어 있는 곳을 의미한다. 가야산의 앞뒤에 있는 열 고을을 함께 내포(內浦)라 한다. 지세(地勢)가 한 모퉁이에 멀리 떨어져 있고 또 큰 길목이 아니므로 임진(壬辰)과 병자(丙子)의 두 차례 난리에도 여기에는 미치지 않았다고 이중환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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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앞뒤의 열 개 고을은 태안, 서산, 홍주, 덕산, 예산, 신창, 대흥, 청양, 결성, 해미를 칭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기 위한 나눔과 성찰의 순례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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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남산은 나지막한 산이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그냥 쉽게 지나쳐가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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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년 만에 이곳을 찾아왔다. 멀리 보이는 사람이 말했던 침묵에 대해 생각해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찾아와서 쉬기에 좋을 만큼 그늘이 잘 드리워진 곳이다. 소나무가 드리운 그늘이 사시사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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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운동 중 하나로 너무 오래 실내에만 있으면서 뭔가에 몰두하느라 스트레스를 받거나 할 때 산책을 하면 신체/정신적인 건강을 호전시킬 수 있다. 지팡이라는 도움을 받는 것처럼 살다 보면 그렇게 짧게 휴식이 자주 필요하다.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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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만해(萬海, 卍海)는 그의 법호(法號)이며 용운(龍雲‘)이라는 이름은 만화 선사(萬化禪師)의 제자가 되었을 때 얻은 법명이기도 하다. 만해 한용운이 독립운동의 전면에 나선 것은 1919년 3.1 독림 운동을 이끌면서부터인데 33인 중 한 사람으로 독립선언서의 공약 3장을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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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 지역의 역사, 문화, 생태적 가치를 바탕으로 연결한 320km에 달하는 내포문화숲길을 완주하는 것처럼 걸어보는 것도 좋다. 자신의 숨겨진 내면을 만날 수 있는 내포문화숲길에 도전해 보는 것처럼 침묵의 무게를 생각하면서 따뜻한 봄을 만나보는 것도 좋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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