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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09. 2023

봄이 오는 차밭

차와 향기가 머물러 있는 하동 매암차박물관

3월의 날이 밝아오고 녹차를 따기에 좋은 계절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좋은 날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것을 먹고 차 한잔 마시기에 더없이 좋다. 하동과 같이 녹차의 향이 풍겨 나는 곳으로 여행이 가고 싶어 진다. 하동의 매암차박물관은 하동의 여러 차밭 중 체험형 박물관인 동시에 박물관의 주요 기능인 교육을 바탕으로 올바른 차문화의 정신을 구현하고자 하는 나눔이 있는 사회참여형 박물관을 지향하는 곳이다. 

매암차박물관은 올해로 23년이 되었다. 매암차문화박물관의 시작은 1963년 고 강성호 옹이 다원을 조성하면서 시작되었는데 유물뿐만이 아니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차의 역사는 술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 작은 박물관이지만 차에 대해서 접해볼 수 있는 아담하지만 알찬 박물관이다. 관람 전에 음료 주문을 하면 야외를 보면서 차 한잔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볼 수 있다. 

매암차박물관에서 운영하는 매암차밭이 이곳에 있다. 차의 탄생에 관한 첫 번째 전설은 익히 알고 있는 중국 신화 속 황제 신농과 관계있다. 처음에는 약재의 성질 때문에 재배되었던 차가 도교, 유교, 불교 수행자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재배되고 소비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물의 안으로 들어오면 근대식으로 지어진 건물 안에 차와 관련된 유물이나 다기들이 전시가 되어 있다. 그림들도 걸려 있는데 차와 관련된 것들이다. 차 음용이 세련되어감에 따라 다른 음식을 담는 그릇과 차별되는 다구들이 생겨난 것으로 예의와 사회적 질서가 이때부터 강조되었다. ㅇ

차 한잔에도 품격이 있듯이 당나라 시대에는 차를 끓였고, 송나라 시대에는 차를 휘저어 마셨는데 차 형태도 더 이상 떡차가 아니라 잎차의 형태로 변화해 오늘날까지 내려왔다. 

좁은 골목을 걸으면서 차와 관련된 것들을 유심히 살펴본다. 옛날에 이곳에 사람들이 살았을 때는 어떻게 살았을지 궁금해진다.   

다기는 차를 담아서 불전에 공양하는 도구로써 오늘날 거의 대부분 유기제품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대체로, 뚜껑이 있는 잔의 형태에 받침을 지니고 있다. 

매암차박물관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동백을 바라보았다. 동백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니 남쪽은 맞는 모양이다. 봄에 피었으니 춘백이라고 해야 할까.  잎 그 상태의 차를 우려내는 전차는 각각 중국의 당, 송, 명 시대의 정신적 특색을 보여주고 있다. 

차를 마시는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과 같은 차 마시는 방법들에 대해 정리한 것은 중국 차 역사에 흔적을 남긴 육우(陸羽, 733~804)라고 한다. 올바른 한 잔의 차를 끓이고 마시는 법에 관한 모든 의식들을 규범화했던 사람이다. 

꽃은 겨울에 피기도 하고 봄에 피기도 한다. 봄에 피는 산수유와 매화, 동백이 같이 어우러지니 차 맛이 절로 더 우러나는 듯하다. 저 앞에 피어 있는 붉은색의 꽃이 아름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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